김원희·태희, 여상민·상훈, 이동근·태근 수병…‘조국 해양주권 수호’ 다짐

[일간투데이 권혁미 기자] 서·남해 최일선 도서인 연평도와 우도, 어청도, 흑산도에 각각 쌍둥이 형제가 근무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연평도와 우도 전탐감시대에 근무하는 김원희(21세) 일병과 김태희(21세) 상병, 어청도 전탐감시대에 근무하는 여상민(21세) 일병과 여상훈(21세) 상병, 흑산도 전진기지에 근무하는 이동근(22세) 병장과 이태근(22세) 병장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세 쌍둥이 형제는 모두 서·남해 최일선 도서 근무를 지원했으며, 이번 설 연휴에도 각자의 위치에서 조국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연평도와 우도에 근무하는 동생 김태희 상병(왼쪽)과 형 김원희 일병(오른쪽)이 2함대사령부 부두에서 서로를 마주보며 웃고 있다.


■ 연평도와 우도에서 최전선 지키는 김원희ㆍ태희 형제

연평도와 우도는 약 25km 떨어져 있어 형 김원희 일병과 동생 김태희 상병이 서로 만나기는 쉽지 않지만, 군 통신망으로는 안부를 확인할 수 있다. 전탐병인 두 형제는 레이더상 접촉물 인수·인계 시 활용하는 개인 수기번호로 서로를 확인한다.

전탐병은 하루 4시간씩 두 번을 근무하는 3직제로 운영된다. 형 김원희 일병과 동생 김태희 상병은 우연히 같은 시간대 근무를 서면서 상황이 있으면 군 통신망으로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형제는 목소리만으로도 서로를 인지할 수 있지만, 수기번호로 상대방을 확인하면 반가움이 두 배가 된다고 한다.

형 김원희 일병은 “당직을 서면 가끔 레이더로 동생이 있는 연평도까지 거리를 재보곤 한다”라며 “혹시라도 동생과 당직 시간이 겹칠 때에는 서로의 수기번호를 확인하며 아무 일 없이 각자의 자리에서 열심히 근무하고 있구나 하고 안심이 된다”고 말했다.

둘이 만날 수 있는 시간은 또 있다. 우도 근무 장병은 휴가를 갈 때면 고속단정(RIB)으로 연평도까지 가서, 인천행 여객선을 탄다. 김원희 일병이 휴가를 갈 때면 김태희 상병이 연평도에서 반갑게 맞이한다. 쌍둥이 형제라는 것을 알고 있는 부대 관계자들의 작은 배려다.

형제는 천안함 용사인 고 최한권 상사의 모교 홍성고등학교(홍성 소재)를 졸업했다. 어린나이에 천안함 피격과 연평도 포격을 방송을 통해 접했고, 고등학생 때는 학교에서 하는 추모행사에 참여하며 해군 입대를 꿈꿔왔다. 그 후 동생인 김태희 상병이 먼저 해군에 들어왔고 이어 김원희 일병이 입대했다. 김원희 일병은 동생과 함께하기 위해 연평도 부대에 지원했지만 해병대 연평부대 소속 우도 해상전탐감시대에 배치 받았다.

 

어청도에 근무하는 동생 여상훈 상병(왼쪽)과 형 여상민 일병(오른쪽)이 서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 형은 전탐병, 동생은 운전병으로 어청도 쌍둥이 여상민ㆍ상훈 형제


군산시 소재 어청도는 쌍둥이 형제인 여상민 일병과 여상훈 상병이 함께 근무하고 있다. 형 여상민 일병은 전탐병, 동생 여상훈 상병은 운전병이다.

해군에는 동생 여상훈 상병이 먼저 입대했다. 이어 동생의 권유로 여상민 일병도 입대했으며, 동생과 같은 지역 근무를 위해 전탐병을 선택했다. 동생 여상훈 상병의 입영식에는 부모님과 형이, 형 여상민 일병의 입영식에는 부모님과 휴가 나온 동생이 함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둘이 힘을 모아 위급 환자 이송에 공을 세우기도 했다. 부대 내 갈비뼈 골절 환자가 발생하자, 동생은 차량으로 환자를 신속하게 해군 고속정으로 이송했고 형은 레이더를 통해 해당 고속정 이동 현황을 군산에 위치한 육군 전탐감시대로 통보, 위급 환자 이송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할 수 있었다.

형 여상민 일병은 “동생 덕분에 이름도 생소했던 어청도에서 특별한 경험을 쌓고 있다”라며 “이곳에서 우리 형제가 각자 운전병, 전탐병으로서 임무를 다해 어청도 해상전탐감시대가 최고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조국해양주권 수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형 이동근 병장(왼쪽)과 동생 이태근 병장(오른쪽)이 지난 2월 1일 흑산도를 방문한 엄현성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흑산도에서 모범장병으로 근무하는 이동근・태근 형제

이동근·태근 병장은 동반 입대에 지원했으나 떨어졌다. 둘은 각자 해군에 지원했고, 동시에 입대했지만 첫 근무지는 달랐다. 형 이동근 병장÷은 흑산도로, 동생 이태근 병장은 부산으로 배치됐다.

20여 년을 함께 지낸 쌍둥이 형제는 서로 떨어져 있는 것이 어색했다. 동생은 형과 같은 부대 근무를 희망했고, 결국 지난해 1월 흑산도로 옮겼다. 둘은 현재 부대에서 헌병으로 근무하며 경계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형제는 어린 시절 물가에서 놀다가 사고를 당할 뻔 했다고 한다. 그 후 물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학창시절 내내 수영을 배워왔고, 취미로 스킨스쿠버를 하시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해군에 지원했다. 해군에서는 서로 의지하며 열심히 근무했으며,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부대 모범장병으로 뽑히기도 했다.

형제는 지난 2월 1일 흑산도를 방문한 엄현성 해군참모총장으로부터 시계 선물을 받기도 했다. 이동근 병장은 “참모총장을 뵙고 난 후 군 복무 자부심이 더욱 더 커졌다”라며 “얼마 남지 않은 군 생활이지만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고 나가서도 군에서 배운 것처럼 어떠한 일이든 완벽하게 완수해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