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빙속여제 이상화(29)는 레이스를 마친뒤 뜨거운 눈물을 흘려 국민들의 가슴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상화는 지난 18일 강원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37초33을 기록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2) 36초94에 이어 은메달을 차지했다.

7살 때 친오빠를 따라나섰다가 스케이트를 처음 신은 이상화는 어릴때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중학교 3학년 첫 출전한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오른 이상화는 각종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휩쓸었다. 지난 2010 밴쿠버 올림픽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데 이어 2014 소치 동계올림픽에서 연속 우승을 차지하며 빙속여제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여자 빙속계의 '전설'이 된 이상화는 불모지에 가까웠던 한국에서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2연패를 달성했으며 여자 500m 세계신기록(36초 36)도 보유하고 있다.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가 개인 종목 2연패를 이룬 적은 있었다. 김기훈(1992, 1994년)과 전이경(1994, 1998년) 등 쇼트트랙 선수들이 이를 이뤘다. 현역 선수 중에는 이상화가 유일하며 단일 개인 종목에서 3회 연속으로 메달을 딴 것은 국내 최초다.

하지만 이상화는 이번 평창 올림픽을 힘들게 준비해왔다. 지난 2016 ~ 2017 시즌에 무릎과 허벅지 부상이 악화되면서 기량이 떨어지기 시작, 그는 일찌감치 시즌을 접고 재활에 집중했다. 그 사이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가 점점 상승세를 타며 500m의 최강자로 자리매김하게 돼 재활에만 집중했던 이상화는 부담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상화는 경기가 끝난 직후 눈물을 흘린 이유는 슬픔이나 억울함이 아닌 '안도감' 이였다고 취재진을 통해 밝혔다. 무릎 부상이후 경기 감각을 찾는데만 1년반이 걸렸는데 할 수 있다고 되뇌며 경기를 했고 이젠 끝났다는 안도감을 느꼈다는 것이다.

자신의 첫 올림픽인 2006 토리노 올림픽부터 2018 평창 올림픽까지 10대 소녀였던 이상화가 어느덧 30대가 됐다. 비록 3연속 금메달을 노렸던 그의 바람이 이뤄지진 않았으나 그에 못지않은 폭풍질주를 해준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가대표 이상화로 인해 설연휴 마지막날 국민들은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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