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 그룹 창업가부터 첫 외부 CEO까지 역사를 짚어보다

레고그룹 창업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 사진=레고 공식 홈페이지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덴마크 목수 출신으로 가난한 가정형편으로 인해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사줄 수 없어 자신이 직접 목각인형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선물하기 시작했다. 점차 많은 어린이들이 장난감을 원하면서 그는 플라스틱 장난감을 만들기 시작했다. 그는 고심끝에 1953년 쉽게 결함과 분리가 가능한 튼튼한 장난감 브릭을 구상했고 이는 레고 탄생의 시초가 됐다. 

 

레고 로고. 사진=레고 공식 홈페이지

 

 

■ 키워드 1. CEO 교체 – 가족기업에서 벗어나다
1934년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 레고그룹 창업자는 덴마크어로 레그 고트(leg godt)의 앞글자 2개를 따서 잘 논다(play well)는 뜻의 레고 그룹을 설립했다.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레고 그룹의 시그니처인 브릭을 제작하지만 건강악화로 인해 제작만 해놓고 고인이 된다.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은 세상을 떠나기 전 레고 그룹을 가업화시켰다. 이에 따라 2대는 그의 아들 고트프레프 크리스티얀센, 3대는 손자 켈 크리스티얀센이 회장업무를 수행했다. 하지만 레고그룹의 위기가 시작되고 적자 구조로 돌아서자 2004년 당시 회장인 켈 크리스티얀센이 외부인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에게 경영을 맡기게 되면서 4대 CEO는 최초 외부 인사인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가 맡게 된다. 

■ 키워드 2. 레고그룹의 외도 – 본질을 버리다
승승장구하던 레고그룹은 2000년대 들어서 위기를 맞는다. 당시 디지털열풍이 불면서 전통 장난감 시장이 위축되고 저가 중국산 장난감으로 인한 수익 하락 등으로 아이들의 관심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레고그룹은 더 이상 주력 상품인 블록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 기존 브릭 제품과는 호환되지 않는 정해진 모습으로 쉽게 조립하는 세트를 개발한다. 이밖에 아동복, 영화, 테마파크 사업까지 진출한다.

무분별하게 신상품 수량을 늘리면서 생산·물류비용이 증가하지만 판매 부진으로 이어지며 재고 비중도 늘어나게 되자 공급망의 비효율성이 증대된다. 1968년 덴마크 빌룬트에 첫 설립된 레고 테마파크인 '레고랜드'를 시작으로 2000년 초반까지 총 4개의 매장이 오픈하게 되며 레고그룹의 손익구조가 악화됐다. 결국 레고그룹은 2003년 대규모의 적자를 떠안게 되면서 매각설이 돌기도 했다.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가 인터뷰하는 모습 캡쳐. 사진=레고 공식 유튜브


■ 키워드 3. 위기를 기회로! – 레고에 스토리를 입히다
2004년 레고그룹의 새 CEO가 된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는 초대 창업가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얀센의 창립취지에 맞게 초심으로 돌아간다. 크누스토르프 CEO는 우선 약 3억달러에 달했던 적자를 줄이기 위해 테마파크 '레고랜드'를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 그룹에 매각한 뒤 기존 레고 강점인 블록에 집중해 고전적인 레고 블록으로 전면 교체하기 시작한다. 

또한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는 줄어드는 아이들의 수요만으로는 안된다고 판단, 어른들의 관심을 끄는 것이 이에 대한 해법이라고 결론지었다. 이에 레고 제품에 스토리를 만들기 시작했다. 2011년에 출시된 닌자고, 2012년에 출시된 프렌즈 모두 스토리를 담고 있으며 이는 모두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 '레고 무비'의 경우 미국 박스오피스에서 3주 연속 1위를 달성했다. 

2004년부터 약 10년간 레고 그룹의 매출은 4배 이상 증가했으며 적자였던 영업이익도 83억3천600만 덴마크크로네(약 1조5천억원)으로 올랐다. 레고그룹은 지난해 9월 미국 컨설팅회사 RI 조사 결과 사회적 책임을 가장 잘 실행하는 착한 기업 1위로 선정돼 제2의 전성기를 맞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를 이끌어낸 예르겐 비그 크누스토르프는 혁신적인 경영자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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