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 함영주 행장실·인사부 사무실 등 수사관 13명 투입
특혜채용·특정대학 지원자 면접점수 조작 금감원에 적발

▲ 하나은행 을지로 신사옥.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최근 시중은행들이 채용 비리로 온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가운데 검찰이 KEB하나은행 본점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정영학 부장검사)는 7일 오전 10시 서울 중구 하나은행 신사옥에 수사관 13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8일 함영주 하나은행장 행장실과 인사부 등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보강하는 차원에서 2차 압수수색을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함 행장 행장실과 인사부 사무실에서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으며 강모 전 인사부장도 압수수색 대상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은 지난달 1일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시중 5개 은행을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바 있다.

금감원이 심상정 정의당 의원에게 제출한 '은행권 채용비리 검사 잠정결과 및 향후 계획'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국내 11개 은행에 대한 검사를 벌인 결과 22건의 채용비리 정황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KEB하나은행이 적발 건수가 가장 많았다. 지난 2015년 신규채용시 처탁에 따른 특혜채용 6건, 특정대학 출신 합격을 위한 면접점수 조작 7건을 포함해 총 13건이었다.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사외이사와 계열사 사장과 관련된 지원자에게 사전에 공고하지 않은 전형을 적용하거나 임원면접 점수를 높게 주는 등 입사 관련 특혜를 준 의혹을 받고 있다.

또 면접 후 서울대·연세대·고려대·위스콘신대 등 특정학교 출신 지원자의 점수를 임의로 올려주고 가톨릭대·건국대·동국대·숭실대·명지대·한양대 분교 지원자 점수를 내려 탈락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KEB하나은행은 "서류전형의 변별력이 부족해 영업점이나 고객, 거래처로부터 인재를 추천받을 수 있는 제도를 운영했다. 서울대 출신 합격자가 없어 우대를 적용했다"는 등의 해명만 내놔 논란을 부추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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