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러닝으로 학습한 컬리, 다양한 고급기술 적용으로 가능성 확인돼

▲ 8일 오후 경기도 이천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에서 열린 '인공지능 컬링로봇 경기 시연회'에서 인공지능 컬링로봇 '컬리'가 투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평창 동계패럴림픽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경기도 이천 대한장애인체육회 이천훈련원 컬링센터에서 인공지능(AI)와 인간의 세계 첫 컬링시합이 펼쳐졌다.

하단에 컬링스톤을 장착한 로봇이 접힌 목을 쭉 세운다. 2m 20㎝ 높이의 머리에 장착된 카메라로 경기장 상황을 확인했다. 잠시 후 경기장 반대편 끝에 위치한 스킵 역할의 로봇이 앞서 찍은 경기 영상을 투구 로봇에 전송했다. 이 로봇은 영상을 확인·분석 후 목을 접고 빙판 위로 스톤을 밀어 정확히 득점구역으로 보냈다.

AI로봇의 상대팀은 춘천기계공고 컬링팀으로 지난해 전국 컬링대회 고등부 우승팀으로 2엔드의 경기를 진행한 결과 3대0으로 사람팀이 완승을 거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 주최로 열린 AI 컬링 로봇 '컬리'가 사람을 대상으로 한 최초의 공식 경기였다.

컬리는 지난해 4월부터 고려대와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엔티(NT)로봇 등 8개 기관 연구원 60여 명이 개발한 로봇이다. 컬리는 머리 부분에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경기 상황을 인식한 뒤 투구 전략을 세운다. 머리에는 스톤 투구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인 '컬브레인'이 탑재돼 있다.

먼저 스킵로봇이 카메라를 통해 인식한 경기 영상을 전송하면 컬브레인이 이를 토대로 전략을 짜게 된다. 투구로봇은 전력에 따라 힘과 방향 그리고 회전을 제어해 스톤을 던진다. 컬리는 스킵과 투구를 모두 할 수 있다.

단 아직 스위핑 로봇은 개발되지 않아 컬리는 스톤을 던지기만 했다. 춘천기계공고팀은 1엔드에서는 스위핑을 한 뒤 2엔드에서는 양팀 모두 투구만 했다.

앞서 당일 오전 춘천기계공고팀과 1엔드로 진행된 사전경기에서는 컬리가 1대0으로 승리를 거뒀다. 춘천기계공고팀은 경기를 마친뒤 "컬리가 전략이 우수하고 공격·방어 모두 스킬이 우수했다"라며 "특히 로봇이 던지는 투구샷 종류가 다양해서 놀랐다"고 말했다.

컬리는 알파고처럼 빅데이터를 통해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으로 컬링 기술을 익혔다. 최근 3년간 1천321회의 국제컬링경기에서 나온 16만개의 투구 데이터를 학습한 결과 원하는 위치에 스톤을 던지는 '드로'와 상대팀 스톤을 밖으로 쳐내는 '테이크아웃' 성공률은 각각 65%, 80% 이상을 기록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 스위핑 로봇을 추가 개발해 컬링선수들의 훈련에 활용할 예정이다. 나아가 컬리를 통해 보여진 AI 기술을 다른 분야에도 점차 확대·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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