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세계 주요 국가 간 ‘무역전쟁’이 본격화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수입 철강·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규제 명령에 서명을 했다. 이에 따라 이달 말부터 캐나다와 멕시코, 호주를 제외한 모든 국가에서 미국으로 수출하는 철강 제품은 25%, 알루미늄 제품은 10%의 관세를 추가로 물어야 한다.

관세 폭탄의 후유증은 불 보듯 훤하다. 각국의 보복 조치가 잇따르면서 세계 무역 전쟁이 발발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는 것이다. 당장 유럽연합(EU)과 중국은 맞대응을 천명했다. 우리가 타산지석 삼을 만하다. EU 집행위원회는 “우리는 단호하고 적절하게 대응에 나설 것을 분명히 밝힌다”고 반발했다. 중국도 “강력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작금 트럼프 정부는 연일 보호무역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그 강도가 더욱 세질 수 있다는 분석이기에 지혜로운 대처가 긴요하다. 미국의 보호무역 공세는 금리인상, 달러 약세, 중국 경제 불확실성 증폭, 북핵 문제 등과 함께 우리 수출과 거시경제 전반에 실질적 위협으로 떠올랐다.

우리의 대비책이 시급하다. 과거 일본처럼, 체질 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의 생산성과 경쟁력을 더욱 높여 나가야 한다. 금융업과 경쟁력을 제고하는 핵심 산업의 구조조정, 4차 산업혁명 관련 첨단산업 육성이 절실하다. 중국 등과 보조를 맞춰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강력 대응하는 방안도 모색해야겠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우리의 산업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높이는 전환점으로 삼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번 조치가 불합리하다는 자국 내 석학들의 비판을 수렴해 재고하길 바란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를 비롯한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들은 ‘관세 폭탄’을 부과할 경우 단기적으론 미국 내 관련 업계에 도움이 될지 몰라도 결국 미국이나 세계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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