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회장 조카 하나은행·친동생 자회사 두레시닝 근무 중"
최흥식 금감원장 사퇴 배경에 김정태 개입 주장…진상규명 촉구

▲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가 14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 명동 본점 앞에서 '채용비리 관련 김정태 회장 즉각 사퇴 및 함영주 행장 구속수사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입장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송호길 기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채용비리 의혹을 받고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KEB하나금융지주 노동조합이 김정태 회장 친동생과 조카의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하나금융 적폐청산 공동투쟁본부(이하 공투본)는 14일 서울 중구 하나금융 명동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회장의 친동생과 조카가 하나금융 관계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와 하나은행에 각각 입사해 근무 중"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김정한 KEB하나은행지부 공동위원장은 "최 원장은 대학친구 아들의 채용을 청탁했다는 의혹을 받자 감독원장직에서 물러났다"며 "김 회장 가족들이 채용되는 과정에서 비리가 없었는지도 철저히 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투본에 따르면 노조에 따르면 김 회장 조카는 지난 2004년 하나은행에 계약직으로 입사해 이듬해 정규직으로 전환돼 현재 과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김 회장 동생 역시 2006년 하나은행 행우회 자회사인 두레시닝 부산사업소에 입사해 정년이 지난 현재 과장으로 근무 중이다.

공투본은 검찰이 하나은행의 채용비리와 김 회장 가족들이 하나금융지주의 자회사와 관계사에 입사한 과정에 대해 기간의 제한을 두지 않고 철저한 수사를 해줄 것을 촉구했다.

김 공동위원장은 "채용비리 관련 자료가 모두 삭제됐다고 발표하면서 동시에 지난 2013년 최 원장 관련 자료는 소지하고 있는 등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하나은행의 태도와 관련된 의혹에 대해서도 명명백백히 진상을 밝혀 달라고 강력히 요구한다"며 "2013년 채용자료 등 'VIP 리스트' 관련 증거를 인멸한 함영주 하나은행 행장을 당장 구속 수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하나금융 측은 노조가 주장하는 김 회장 관련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하나은행 측은 김 회장 조카와 동생 채용 당시 김 회장은 가계고객사업본부 담당 부행장으로 인사담당이 아니었으며 두 사람 모두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통해 입사했다고 주장했다.

조카는 지난 2004년 필기시험과 면접 등 정상적인 공개 채용절차를 통해 전담텔러(계약직)로 입행했으며 급여도 종합직(정규직)보다 절반 수준으로 채용 절차상 추천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 해당 직원은 계약직 근무 후 정규직 전환 조건으로 입사했으며 함께 입사한 110명 전원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 동생과 관련해선 "지난 2005년 두레시닝의 배송원으로 정상적인 채용절차를 통해 계약직으로 입사해 현재도 계약직으로 근무 중"이라며 "입사 당시 급여는 월 150만원 수준이었고 전기기사·산업안전·소방설비사 자격증 등을 보유하고 있었다"고 반박했다.

현재 검찰은 하나은행의 2016년 특혜채용 의혹을 수사 중이며 금감원 특별검사단은 최 전 원장 채용비리 의혹과 관련한 2013년 기록 검사에 착수했다. 김 회장의 직계가족 채용비리 의혹으로 수사가 확대될 경우 2004∼2006년 자료까지 들여다봐야 한다.

한편 김 회장의 3연임을 결정짓는 하나금융 주주총회는 오는 23일 열릴 예정이다. 변수가 없다면 3연임이 무난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지만, 최근 채용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과 금감원의 수사가 진행되면서 향후 어떤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송주명 한신대 교수는 "사정기관은 한 푼의 의혹도 남기지 않고 철두철미하게 하나금융 관련 비리 의혹을 조사해 전체 공개해야 한다"며 "비리의 온상으로 지목돼 있는 김 회장과 함 행장은 법적으로 책임져야 할 부분이 있다면 명백하게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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