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양당 사이에서 허우적대는 바른미래당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가 2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짐을 기다리며 마이클 크라이튼의 소설 '용의 이빨(Dragon Teeth)'을 읽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신형수 기자] 안철수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 당무에 다음주 초 복귀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서는 인재영입위원장 직책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뜨겁다. 안 전 대표는 당이 원한다면 서울시장 출마도 고려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안 전 대표는 지난달 13일 당 공식 출범과 함께 백의종군을 선언하면서 그동안 암중모색을 했다.

하지만 당의 지지율이 정체상태에 빠지면서 당 안팎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이제는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지율을 살펴보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 후 신당 창당까지 했는데 컨벤션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12일~14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2명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물은 결과(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 ±2.5%포인트) 더불어민주당이 51.5%로 반등하며 한 주 만에 50% 선을 회복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가 1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자유한국당은 18.9%로 2주째 완만한 내림세가 이어졌고, 바른미래당 또한 7.4%로 한 주 만에 다시 하락세를 보였다. 정의당은 4.8%로 내렸고, 민주평화당은 2.8%를 기록했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처럼 여론조사를 살펴봐도 바른미래당은 통합의 시너지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이 상당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바른미래당 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2일 오후 ‘제주4.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전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당부하기 위해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와 바른미래당 지상욱 정책위의장과 차례로 만난 뒤 기자들에게 “제주도 내에서 바른미래당이 정당으로서 존재감 등이 지지자들로 볼 때 좀 너무 약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이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등 거대 양당 속에서 존재감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원 지사가 바른미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출마를 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돌고 있다.

더욱이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이 공동교섭단체를 구성하기로 하면서 바른미래당의 존재감은 더욱 약해질 전망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유승민 바른미래당 공동대표는 평화당과 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 구성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냈다. 유 대표는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2중대가 드디어 탄생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유 대표의 이런 발언은 민주평화당-정의당의 공동교섭단체가 구성되면 원내협상에서 바른미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게 되는 것을 걱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조배숙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전북 지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바른미래당이야말로 자유한국당의 2중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지방선거를 바라보고 통합, 신당을 창당했지만 거대 양당 사이에서 그 존재감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서 지방선거에 빨간 불이 들어왔고, 결국 안 전 대표 역할론이 계속 불거지고 있다.

안 전 대표가 인재영입위원장에 이어 서울시장 출마까지 이어진다면 바른미래당의 미래가 어떤 식으로 바뀔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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