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이광재 총장의 ‘공익적 봉사의 삶’

▲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이광재 사무총장은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검증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길"이라며 매니페스토 운동의 당위성을 말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국민과의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검증하는 게 민주주의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길이라고 봅니다. 매니페스토(manifesto·참공약)는 바로 약속의 상징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나타낸다고도 하겠지요.”

민주주의는 현재까지 인류가 고안한 정치제도 중 최상의 합리성을 띠고 있다는 평가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을 팔아 저질러지는 ‘악행’도 없지 않지만, 장점이 더 많기에 지금까지 지구촌 대부분 국가에서 채택해 나라를 운영하고 있다. 

민주주의가 구현되려면 정치가 바로 서야 한다. 정치인의 책무가 무겁고 클 수밖에 없다. 제대로 뽑아야 하는 것이다. 인물 됨됨이는 물론 각 후보가 제시하는 정책과 공약을 꼼꼼히 살펴 지역을 대표하는 참 선량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다.

매니페스토 선거가 답이 될 수 있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와 관련,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이광재(李光在·53) 사무총장은 “진실된 공약을 내걸게 하고 이것을 평가해 가장 좋은 공약을 내건 사람을 선출하고, 공약 이행도를 평가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총장은 “누구를 뽑거나 이는 결국 다수 인간과 선출된 한 인간 간의 계약에 의존하는데, 결국 공약이 계약서의 역할을 하는 셈”이라며 “좋은 공약을 만들려다 보면, 지역의 사람들의 의견을 들을 수밖에 없고, 참공약을 만들다 보면 지역의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는 것이 좋을지 공부가 된다”고 실현 가능한 공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 매니페스토 운동의 ‘산역사’라고 할 수 있는 이 총장의 표정엔 공의(公義)를 위한 진실함이 가득 배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이광재 총장과 일간투데이 황종택 주필(왼쪽)이 우리나라 매니페스토운동의 실적과 향후 방향에 대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김현수 기자


성숙한 민주주의라는 한국사회의 고귀한 공익적 가치 실현을 위해 동분서주 참으로 바쁜 일정을 보내는 이광재 사무총장을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에 있는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에서 만나 활동상과 미래 비전, 그리고 그의 삶을 잠시 들여다보았다. 다음은 이 총장과의 주요 일문일답 내용이다.

- 정치는 신뢰라고 합니다. 선거와 공약 실천이 그 지표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선거에서의 매니페스토(elect manifesto)는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을 더 이상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어야 합니다. 매니페스토는 민주주의를 튼튼히 하자는 주의입니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봉사자를 임기동안 뽑는 것을 말합니다. 봉사자를 뽑는 조건은 약속을 중심으로 우리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이죠. 그렇기에 선거에서의 선거공약을 고용계약서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정치인이 우리 머리위에 있는 인물이 아니라 우리를 대신할 봉사자들이기 때문에 국민의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검증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기본을 튼튼히 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사회공공선 구현을 위한 매니페스토 운동의 가치가 참으로 귀합니다. 그런데 인력과 기본 비용 등은 어떻게 준비하고 운용하는지요.

△ 한 사람이 이 운동을 하면 굉장히 어렵지만 서로간의 역할을 나누면 아주 쉽다고 생각합니다. 사무처 활동가들을 최소화하는 대신에 전문가와 교수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고 있고 지역시민사회활동가들과 협업을 통해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재정부문에서도 주로 자원봉사자 위주로 구성됐고 회비, 기부 등을 통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본부를 운영하는데 1년간 드는 예산이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저희는 다른 것 외에 매니페스토 활동만 11년차다 보니 많이 어렵지 않습니다.

- 매니페스토 운동의 역사가 10년이 넘었습니다.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요.

△ 2006년 2월 1일 민선5기 지방 선거 때부터 출범했으므로 11년이 넘었습니다. 2월 1일에 출범을 한건 정책선거라고 하는 것은 좌, 우 모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둘이 하나 된 마음으로 정책선거를 구현해보자는 의미에서 정했습니다. 당시에 좌우 시민사회나 전문가가 모여서 출범식을 진행했고 주된 내용은 연고에서 벗어나서 민주주의의 기본을 견고히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과거 정치부대 대부분이 연고에 의해서 또는 친분 등에 의해서 뽑아달라고 하는, 즉 유권자에게 백지수표를 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런 경우에 대응해 그들에게 약속과 철학, 정책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것을 요구하고, 위임 이후 우리를 대신해서 봉사하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재심을 해줄 것인지 아님 다른 사람으로 교체할 것인지를 결정하겠다는 의미에서 출범을 했고 지금까지 일을 하고 있습니다.

매니페스토로 모든 게 해결된다고 보진 않지만 유의미한 성과가 있었다고 봅니다. 많은 학자들이 지역주의가 완화 됐거나 소멸돼가는 과정이라고 말합니다. 그 외의 여러 가지 연고들이 있을 텐데 그것들은 아직 남아있고 우리가 극복해야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 매니페스토는 냉철한 머리와 따뜻한 가슴이 필요한 운동이지요. 선거매니페스토(elect manifesto) 뿐만이 아니라 생활문화 매니페스토(life-culture manifesto)가 동시에 진행돼야 한다고 하는데요.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입니다. 정치권이 바뀌라고 질타하고 호통치려면 우리 스스로도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로 불합리하게 보는 부분이 바로 결혼제도입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재산이나 조건만 맞춰보고 결혼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결혼이라는 것은 성인으로써 이 사회에 일원이 되겠다는 선언이자 약속입니다. 이에 신랑의 약속과 신부의 약속을 같이 낭송하는 결혼 매니페스토를 진행했고, 결혼한 지 10년이 되면 리프로포즈 운동을 했습니다.

요즘 하고 있는 것 중 하나는 첫돌 매니페스토입니다. 우리 사회가 탐욕스럽게 가는 것을 개탄하지만 돌잡이에 가면 부모들이 돈이나 권력, 명예를 의미하는 것을 잡길 원합니다. 첫돌 매니패스토는 돌잡이하기 바로 직전에 부모님들이 생의 첫 약속을 이야기해주고 그 이후에 돌잡이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 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가는 것에 필요한 사회적 약속이 어디에 있는가? 그걸 가정에서부터 찾아보자'는 의미의 운동인 것입니다.

- 당장 민선7기 6·13 지방선거를 맞아 매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기대가 큽니다. 준비와 대처는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 고장 난 민주주의를 바로잡아야겠죠. 대의 민주주의는 그 지역 유권자의 비례성 반영을 해야 합니다. 일부 정치학자들은 '정치는 사회적 가치를 배분하는 것', '정치란 약자의 몫을 확보해주는 것' 이라고 말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지방의회나 지방자치의 구성원을 보면 2030세대가 제외돼 있습니다. 청년문제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질적으로 2030세대가 제도권 안에 들어가 있지 못한 부분을 보정해줘야 됩니다.

또 지방자치 선거임에도 불구하고 바람몰이에 의해서 입성하고자 하는 경우가 많은데 지방자치에서부터 우리의 생활을 바꿔주는 좋은 생활 정책이 나오고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정책선거를 견인하려고 합니다.

- 지방선거 대학생-청년 검증단(CSI) 활동을 하고 계시죠?

△민주주의의 가장 큰 적은 거짓말이라고 봅니다. CSI기자단들은 과거 발언과 지금의 발언에 혹시 다른 것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비교 평가하는 역할을 합니다. 조직은 전국단위로 있으며 기한은 6월 지방선거 때까지 활동하는 것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선거 때마다 모집을 하고 있으며 선거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일상생활로 복귀합니다.

- 기초단체장과 기초의원에 대한 정당공천제가 변질되고 있다는 비판이 작지 않습니다.

△ 지방선거 특성상 지역토호들만 지방의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당공천제는 정당이 책임지고 돈이 없어도 공공적 가치를 추구하는 사람들을 많이 입성시키기 위해 지난 2005년에 시작됐습니다. 지금 이를 평가한다면 정당공천제도가 문제라기보다 정당의 비민주적인 운영이 문제라고 봅니다.

시·도의회의 선거 공약을 보면 대부분이 개발공약입니다. 이는 입법부로서 활동하겠다는 사람이 집행부 공약을 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지방자치가 튼튼해지려면 지방의회부터 역량이 강화돼야 한다고 보기에 지방의회선거에 초점을 더 맞추고자 합니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 이광재 사무총장. 사진=김현수 기자


- 4차 산업혁명시대 우리나라의 정치·사회적 성숙도를 높이기 위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 기본적인 본질을 자꾸 놓쳐서 문제가 생기는 것 같습니다. 빅 데이터와 인공지능(AI) 등의 기술은 모든 것들이 기록되고 공개되는 투명화 된 기술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봉사자로서 열심히 하고 있고 자기가 위임받은 권한에 따라 일하고 있는지를 우리 유권자들이 통제하는 시대가 됩니다. 그러나 현재 그것을 잃고 있습니다.

지방의원은 지방의원으로서, 단체장은 단체장으로서,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으로서,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일을 해야 합니다. 과거처럼 아무거나 하고 '내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얘기하니 국민들이 '그건 우리가 바라는 바가 아니다' 라고 하며 반발에 부딪치는 것이죠. 권위주의 시대는 끝났는데 아직도 군림하거나 통치하고자 하는 것 때문에 문제가 발생합니다. 이제는 극장정치 시대도 끝났습니다.

극장정치라고 하는 것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잘 쓰는 수법인데, 이벤트를 극대화해서 대중들을 끌고 가는 정치죠. 대부분 파시스트 정치라고 부르는데 우리 사회에서도 메시아정치, 강한 리더십 정치라고해서 민주주의 사회와 반대되는 권위적 질서를 요구했던 많은 언론들의 오류들이 있었는데 이를 헤쳐 나가고 있는 것이 우리 국민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리셋주의 라고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에 충실하고 자기 기본이 뭔지 정확히 알면 좀 더 성숙한 사회로 나갈 수 있지 않나 생각하고 있습니다.

- 20대 국회의 공약이행 특성을 어떻게 평가할 수 있을까요.

△ 공약 완료율이 19%가 넘습니다. 10개 중에 2개 정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회의원 공약도 80%가 지역개발공약인데 결국 입법부에 입성하신 분들이 지역의 개발 로비스트가 되겠다고 자처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아 안타깝습니다.

여기 들어가는 총 개발 비용은 어림잡아 670조가 넘습니다. 이 결과는 결코 이행하지 못할 약속들을 했다는 것이고 더 심각하게 보는 건 세대별로 보면 2030세대 대상 재정이 가장 적다는 것입니다. 어르신들에게 재정이 집중 돼 있습니다.

이광재 총장은 매니페스토의 가능성에 대해 희망을 지니고 있다. 이 총장은 “226개의 기초 시·군·구나 17개 광역 시·도에 저희 담당 부서들이 다 있습니다. 과거와 다르게 공약을 관리하고자 하는 단체장들의 의지 또한 큽니다. 매니페스토 운동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 설문조사를 하면 97%의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지지하고 있어 에너지는 충분하다”며 더딘 것 같지만 광폭의 변화가 있다고 그동안 업적에 대해 자부심이 가득했다.

국가 간 연대회의를 많이 하는데 일본 매니페스토 관계자들이 '한국은 너무나 빨리 매니페스토 운동이 역동적으로 벌어져서 우려스럽다'고 할 정도로 변화하고 있다고도 소개했다. 미국의 '보트 스마트 프로젝트(vote smart project)'와 영국 연구단체 및 학계와도 연대회의를 갖고 있다고 소개하는 이 총장의 말에서 ‘글로벌 리더’로서 입지가 탄탄한 한국매니페스토실천운동본부의 위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한 봉사와 헌신의 결과다.

<황종택 주필, 정리=임현지 기자>


■이광재 총장은 누구■

<학력·경력>
국민대학교 무역학과 졸업
경희대 후마니타스 칼리지 외래교수
전 고용노동부 일자리 공시제 중앙평가위원(2014년, 20015년)
전 kbs 선거방송 토론위원회 위원 (2012년 대선)
전 언론중재위원회 보궐선거 선거기사심사위원회 위원 (2011년)

<저서>
청년, 도시와 만나다(코리아매니페스, 2017.01.15.)
알파고 시대, 청년 지방자치(코리아매니페스, 2016.12.20)
2015 Next 민주주의 3.0(코리아매니페스, 2015.12.15.)
이오공감(理誤共感) 매니페스토(코리아매니페스, 2010.02.20.)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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