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셉 푼, 대기업 중심 블록체인 개발 비판…"탈중앙화 블록체인 효율성 더 높아"
데이비드 차움, "블록체인, 소비자 프라이버시 보호 넘어 직접민주주의 구현 가능"

▲ 최근 한국 IT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2018'에서 조셉 푼 라이트닝 네트워크 고안자가 '합의알고리즘과 암호 경제 인센티브 매커니즘'을 주제로 기조 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거래과정에 필요한 신뢰가 대기업 집단에 집중되는 현상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최근 한국 IT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블록체인 사업을 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적극 육성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판적으로 평가하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조셉 푼 라이트닝 네트워크 개발자는 3일 서울 광진구 워커힐호텔에서 열린 '분산경제포럼 2018'에서 "블록체인은 단순히 토큰을 모으는 행위 정도를 넘어서 근본적인 비즈니스 과정,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는 것이다"며 "이에 반해 아직 대기업들은 블록체인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 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자유한국당·비례대표) 의원 초청 정책 간담회에서 2세대 블록체인인 이더리움 개발자인 비탈릭 부테린 또한 국내 IT대기업들이 경쟁적으로 ICO(가상통화공개) 등 블록체인 사업에 뛰어드는 현상에 대해서 투자왜곡과 전문기술인력 부재를 들며 우려한 바 있다.

푼은 "탈중앙화 기술로서 블록체인이 가진 효율성은 대기업 플랫폼이 중개자 역할을 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며 "플라즈마가 이더리움의 확장성 문제를 해결하면 (이더리움이 중개 플랫폼 역할을 수행해) 대기업을 와해시키는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했다.

푼이 고안한 플라즈마(Plasma)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에 하위의 체인(차일드 체인)을 따로 만들어 붙여 정보를 우선 처리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별도의 정보처리 체인을 둠으로써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사용자가 급증해 발생하는 데이터 병목현상을 해소해 이더리움의 확장성을 높이는 방식이다.

또한 이날 포럼에서는 암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데이비드 차움이 '개방형 프로토콜이 가져올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주제로 기조 연설을 했다. 그가 논문을 통해 고안한 '은닉 서명'(Blind Singnature)의 개념은 지난 1990년대에 세계 처음으로 온라인 송금 형식인 'e-캐시'로 구현됐다. 오늘날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송·수신자의 익명성을 담보하는 비트코인·이더리움 등 가상통화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는 "가상통화와 블록체인은 익명의 거래가 가능해 자신이 산 물품에 대한 정보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소비자들의 프라이버시 보호에 알맞다"며 "가상통화를 통해 기존 화폐의 영향력이 줄고 중앙집권적인 경제권력이 분산된다면 고대 그리스식의 직접 민주주의까지 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암호화폐(가상통화)와 블록체인, 그리고 분산경제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이날부터 4일까지 양일간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진행된다. 크레이그 라이트 비트코인 개발자,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고안자, 로저 버 비트코인닷컴 CEO 등 블록체인 업계 거물들이 한자리에 모여 블록체인 발전이 개방형 금융 프로토콜 구현과 기존 산업 효율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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