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스 다우텐다이

멧새



막스 다우텐다이





멧새가 해를 따 먹어서
정원마다 노래가 터져 나옵니다.

멧새가 가슴마다 집을 지어서
가슴은 모두가 정원이 되어
다시 다시 꽃이 핍니다.
땅덩이에 커다란 나래가 돋치고
새로 나는 깃마다 꿈을 가져왔습니다.

세상은 모두 새가 되어
하늘에 집을 짓습니다.

나무는 푸른 군중 속에서 이야기 하고
태양을 향하여 노래 부르고
태양은 모든 영혼 속에서 목욕하고
물이란 물은 불꽃같이 피어 옵니다.

봄이 물과 불을 좋아하여
한꺼번에 가져왔습니다.

■출처 : '모래 위에 쓴 사랑의 편지', 글벗사(1989)

▲문학이란 인간의 정서와 사상을 상상의 힘을 빌려 언어로 표현한 창작물이다. 하이데거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어는 존재의 집’이며, 문학이란 ‘언어의 집짓기’이다. 그러므로 작품에 사용된 언어가 어떠한가에 따라서 그 존재의 거처가 달라지고, 거처에 따라 존재의 위상이 달라질 것이다. 즉 작품에 사용된 언어가 품위 있고, 아름다우며, 차원을 달리하는 언어일수록 작가는 물론 그것을 감상하는 독자 또한 보다 가치 있고 차원 높은 삶을 누리게 된다. “우리는 신의 언어의 집에서 살아야 한다.” 이 시에서 그 집은 “멧새가 해를 따 먹어서/ 정원마다 노래가 터져 나오는” 곳, “가슴은 모두가 정원이 되어/ 다시 다시 꽃이 피는” 곳이다. ‘꿈’과 희망과 아름다움이 가득한 그곳에서 “세상은 모두 새가 되어/ 하늘에 집을 짓”는다. 여기에서 ‘집을 짓는다’는 말이 두 번 나오지만 모두 땅에 짓는 게 아니다. 한 번은 ‘가슴마다’, 또 한 번은 ‘하늘에’ 집을 짓는다. 그런가 하면 “나무는 푸른 군중 속에서 이야기 하고”, “태양은 모든 영혼 속에서 목욕한다.” 그럴 수 있을까? 시는 상상의 언어로 지은 가공의 집으로서 우리는 거기에서 현실에서는 맛볼 수 없는 감동과 감흥을 통해 영원을 엿보게 된다. 그곳은 “물과 불”처럼 상극인 모든 것들이 조화를 이루어 상생하는. 영원한 ‘봄’의 집이다.

■막스 다우텐다이(Mas Dauthendey)
△1867년 독일 슈바벤 출생, 1918년 영면.
△처음에는 화가 지망했으나, 23세 무렵에 시작(詩作)으로 전환.
△게오르게 파의 동인. 날카로운 관능 동경과 낭만적인 이국정조 추구.
△인도·스리랑카·일본·멕시코 방문, 인도네시아 자바섬 체재 중 풍토병에 걸려 객사.
△시집 : '자외선' '영원한 결혼식' '세계향연(世界饗宴)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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