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백 여가부 장관 당부에 화답…"금융권 경영진단시 젠더 문제 들여다볼 것"

▲ 김기식 금감원장이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찾은 정현백 여가부 장관을 만나 면담하고 있다. 사진=금감원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금융권의 성차별 관행을 없애는 데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약속했다.

김 원장은 5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을 찾은 정현백 여성가족부 장관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정 장관은 "이번 하나은행과 국민은행 채용과정에서 드러난 성차별 채용에 대해 여성계는 유리천장의 대표적인 곳이 금융권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채용 과정의 실태 조사를 하고 그 결과에 따라 지도 감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금융권은 특히 여성 근로자는 다른 업종에 비교해 많은데 관리자 비중은 적다"며 "균형을 맞출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 원장에게 금융권에서 성 평등 직장문화를 확산시키는 캠페인을 선도적으로 해줄 것을 권유했다.

이에 김 원장은 "취임 전 하나은행의 채용 비리 조사 결과를 보고받으면서 개인적으로 가장 충격을 받은 게 남성 여성 채용비율을 정해놓고 합격점수를 달리한 것"이라며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의식과 환경 문화가 금융권 채용 문제를 만드는 원인 중 하나"라고 짚었다.

김 원장은 다만 "금감원은 개별 사안이 아니면 이 자체로 징계를 할 수 없는 감독규정이 미비하다"며 "실태조사는 금감원 소관이 아니어서 여가부가 관련 부처와 함께 전반적으로 진행해주면 금감원 차원에서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 원장은 앞으로 금융권을 상대로 경영진단을 평가할 때 고용에 대한 젠더 문제를 들여다보겠다는 약속도 내놨다.

또 정 장관이 '금융권 채용 단계별로 성비를 공개해달라'는 여성계의 요구를 말하자 김 원장은 "제가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최대한 협조하겠다"고 화답했다.

금감원이 최근 발표한 특별검사에 따르면 2013년 하나은행 신입행원 채용 과정에서 임원면접 시 합격권 내 여성 2명을 탈락시키고 합격권 밖 남성 2명을 특혜 합격시켰다. 남녀 차등채용을 계획적으로 추진한 부분도 추가적으로 드러났다.

국민은행 역시 지난 2015년 상반기 대졸 신입 공채 서류전형에서 남성 지원자 백여명의 점수를 조작하는 등 남녀고용평등법 위반 사실이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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