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현지 경제산업부 기자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약 5천만명의 인구에서 천만관객을 동원한 영화가 20편이나 있을 만큼 우리나라는 영화를 사랑하는 나라다. 지난 2014년 개봉작인 배우 최민식 주연의 '명량'은 약 1천760만 명을 돌파하며 영화 관객 2천만 시대를 넘보게 했다.

그러나 CJ CGV가 6일 영화 관람료를 인상하겠다고 기습 발표하면서 관객들의 발걸음이 하나로 모아지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CGV는 오는 11일부터 어린이와 청소년, 경로자, 장애인, 국가유공자를 제외한 나머지 영화 요금을 1천원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평일 오후 4시부터 밤 10시 사이 일반관 스탠다드 2D기준 9천원에서 만원으로, 주말 오전 10시부터 밤 12시 사이 일반관 스탠다드 2D기준 1만원에서 1만1천원으로 가격이 오른다. 3D를 포함한 아이맥스(IMAX)와 4DX 등 특별관 가격도 1천원씩 오른다.

4인 가족이 주말에 일반 2D 영화를 관람하는 경우 4만4천원이 지출된다. 팝콘과 콜라 등 간식 값을 합하면 5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 돈이면 가족이서 눈치 보지 않고 안방에 설치된 IPTV를 통해 '동시 상영' 카테고리의 영화를 시청하는 편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셈이나온다.

CGV는 이 같은 가격 인상이 임차료와 관리비 증가, 시설 투자비 부담 등에 따라 이뤄진 것이라고 전했다. 조만간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등도 동참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16년 CGV가 좌석별 차등요금제를 적용하자 이들 영화관도 주말 요금에 한해 가격을 1천원 더 올린 바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극장 요금 인상 소식에 영화 시작 전 약 10분간 흐르는 광고와 높은 주연 배우의 출연료에서 가격 조정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비위생적인 시설과 비싼 팝콘과 콜라, 물 값에 대한 개선도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반면 영화업계는 갈수록 커지는 제작비에 비해 투자금 회수가 어려웠던 만큼 이번 요금 인상이 영화업계 재정에 낙관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매출 배분 원칙에 따라 극장 요금의 절반 이상이 투자·배급사, 제작사 등에 분배되는 구조 때문이다.

기자는 한명의 관객으로서 문득 만원의 결말이 궁금해졌다. 내가 지불한 금액 중 얼만큼이 영화업계에 도움을 주는지, 열악하다고 소문난 충무로 스탭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얼마인지 말이다. 임대료와 관리비, 시설 투자비 등은 광고와 천문학적인 스타의 몸값을 생각하면 납득이 어려운 해명이다.

영화 가격의 상승은 저작권을 해치는 불법다운로드 등 검은 경로로 관객을 인도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 천만 관객을 넘기는 흥행 영화는 피해가 미미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영화는 갑작스럽게 오른 극장요금이 오히려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영화관 측은 관객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가격 상승 원인과 그로 인해 발생할 긍정적인 효과 모두 조금 더 구체적이고 타당하게 밝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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