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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성 칼럼] 문대통령 개헌안은 ‘A-’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 일간투데이
  • 승인 2018.04.09 17:1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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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학생들의 성적은 ABCDF로, ABCD는 다시 +, o, -로 나누어 매겨진다. 문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개정안(이하, 발의안)을 검토하면서 내린 결론은 A-다. 발의안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지니고 있지만 A를 부여한 이유는, 가장 중요한 정부형태의 방향이 올바르고, 지방분권을 획기적으로 확립하면서, 대통령과 자치단체의 장 및 의원선출의 시기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것에 대한 높은 가중치가 반영된 결과다. 대통령의 헌법개정발의를 국회무시라는 지적은 정치적으로는 몰라도 법적으로는 적절치 않다. 대통령은 전체국민의 통일성을 상징하고 대표하는 국민 대표기관으로, 그래서 헌법은 대통령에게 개정발의권을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또 발의안에 대한 국무회의심의가 졸속이라고 하지만, 대통령은 많은 시간을 투입했고 관계부처와 심도 있는 의견교환을 한 것으로 알고 있기에, 올바른 지적이 아니다. 반면 제1야당이 제시한 헌법개정안 윤곽을 보면, 준비가 미흡한 탓에 부족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 정부형태 올바른 방향에 ‘우수’ 부여

발의안은 대통령제를 유지하면서, 대통령선출에 결선투표를 도입했고, 대통령의 임기를 5년에서 4년으로 하면서 1차 연임으로 제한했으며, 선거연령을 18세로 하향했고, 법률안 발의 시 10인 이상의 국회의원의 동의를 받게 했으며(현행 헌법은 정부가 단독으로 제출할 수 있음), 국회의원에 대한 국민소환을 인정했고, 지방의회가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례를 제정하고, 조례로 자치세를 부과 징수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6월 13일에 실시되는 지방자치단체의 의원과 장의 임기를 3개월 단축함으로써, 차기 자치단체의 의원 및 장 선출을 2022년 20대 대통령 선거와 동시 실시하게 했고, 그럼으로써 다시 2년 뒤 국회의원선거로 중간평가를 가능하게 한 헌법부칙은 매우 적절하다.

문제로는, 수도조항을 두면서 수도를 법률로 정하도록 한 것은 괜한 국론분열만 조장하는 것으로, 내용적으로도 법리적으로도 적절하지 않다. 또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안전권을 신설하고 있는데, 안전권은 내용도 없고 효과도 의문시되는 장식품에 불과한 것으로, 기본권의 품질만 떨어뜨릴 뿐이다. 국민에게 헌법개정발의권을 인정하고 있지 않은데, 법률발의권을 신설하면서도 헌법발의권을 부정하는 것은 국민주권에 대한 올바른 독해가 아니다. 대법관과 헌법재판소 재판관의 연임을 인정하고 있는데, 최고법원의 법관에게는 연임에 대한 욕심을 근원적으로 제거해야 하기에, 연임허용은 적절치 않다. 대통령의 피선연령 40세 이상을 삭제함으로써 25세 이상이면 입후보를 가능하게 하는데, 잘한 것인지 의문이다.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에 대한 해임건의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데, 해임의결로 해야 한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은 폐지돼야 한다. 존재의의를 상실했고, 정의와도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 ‘국가 기본질서’ 개혁 성공 이루길

한편 제1야당은 대통령제를 반대하면서, ‘분권형 대통령제(이하 분권형)’를 주장하고 있다. 우리 헌정사는 대통령제의 실패사로 볼 수 있어, 분권형은 대통령제의 부분수정을 넘어 근본적 변화를 모색하는 것으로 의미가 크다. 분권형을 지지하는 학자들도 적지 않고, 헌법학회에서도 격렬하게 다투어지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분권형 입장에서 본다면 발의안은 그 자체로 미흡(C)으로 평가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에게 통일, 외교, 국방을 맡기고 국무총리에게 내치를 맡긴다고 하는데, 외치와 내치는 그 구별이 불가능할 정도로 연계돼 있다. 또 내치 담당총리를 국회가 선출 또는 추천하겠다고 하는데, 대통령과 총리가 다툴 경우 대화와 토론문화가 미흡한 우리 풍토 하에서 국정은 마비된다고 봐야 한다. 대통령의 권한을 통제하려는 시도는 필요하고 바람직하나, 장래 예측이 어렵고 경우에 따라서는 돌이킬 수 없는 국가장애상태의 위험을 떠안으면서까지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할 이유도 시간도 없다. 필자는 저서(헌법학원론, 2011)에서, 분권형은 ‘한 가족 두 지붕’ 또는 ‘머리 둘 달린 독수리’에 불과한 기형으로, 성공하기 어려운 정부형태라고 했는데, 지금도 그 소신에 변함이 없다. 통제는 일을 하게 하면서 하는 것이지 일 자체를 못하게 하는 통제는 피해야 한다. 헝가리는 대통령과 수상 간 다툼이 발생해 헌법재판소에 제소까지 했다. 유의할 것은, 많은 국민은 무능한 국회에게 권한을 부여하는 것에 주저하고 있다는 점이다. 대통령에 대한 권한통제가 미흡하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대통령이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국세청장 등을 임명함에 국회의 동의를 얻게 하며, 다른 헌법기관 구성에 참여를 배제하는 방법이 강구돼야 한다.

한편 헌법개정시 반드시 도입돼야 할 사항이 있는데, 국회의원과 총리 및 장관의 겸직금지다. 의원들의 로망 중 하나가 총리나 장관으로 나가는 것인데, 총리나 장관으로 나가려면 의원직을 내놓게 해야 한다. 겸직허용은 의원으로 쉽게 돌아올 수 있게 하면서 자신의 업적만 홍보하는 그들만의 대비책에 불과한 것으로, 국가발전에 역행한다. 그래서 그런지 여야 모두 이를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 참고로 미국은 장관과 의원의 겸직을 불허하고 있다.

헌법은 옳고 그름의 기준도 되지만 선택사항이 많아, 평가도 주관적이면서 합의도출이 매우 어렵다. 1987년 헌법이 만들어지고, 30년이 지났는데, 모처럼 다가온 국가 기본질서의 개혁이 반드시 성공리에 이뤄져서, 해야 할 일이 많은 대한민국에 활기를 불어 넣어 주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김학성 강원대 교수·법학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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