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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산의 德華萬發] 무용지용
요즘 연일 쓰레기 대란이 온다고 온 세상이 시끄럽기 그지없습니다. 왜 지금까지 아무 문제 없이 시행하던 쓰레기 수거를 하지 않는다고 난리법석일까요? 그건 갑자기 중국에서 우리의 쓰레기수입을 중지한다고 해서 발생한 것 같습니다. 거기에다가 쓰레기 수출이 중단되자 쓰레기는 온 세상에 넘쳐나고 처리비용은 턱 없이 부족하다고 업자들이 쓰레기 수거를 거부하는 데에서 생긴 것이지요.

그렇다고 이 쓰레기 대란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습니다. 소태산(少太山) 부처님의《대종경(大宗經)》<불지품(佛地品)> 22장에 이에 대한 법문(法門)이 나옵니다.

「이 세상에 있는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낮은 것은 낮은 대로 각각 경우를 따라 그 곳에 마땅하게만 이용하면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다 나의 이용물이요, 이 세상 모든 법은 다 나의 옹호 기관이니, 이에 한 예를 들어 말하자면 시장에 진열된 모든 물건 가운데에는 좋은 물건과 낮은 물건이 각양각색으로 있을 것이나 우리들이 그 좋은 것만 취해 쓰고 낮은 것은 다 버리지는 아니하나니,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쓰지 못할 경우가 있고 비록 낮은 것이라도 마땅히 쓰일 경우가 있어서, 금옥이 비록 중보라 하나 당장의 주림을 위로함에는 한 그릇 밥만 못 할 것이요,

양잿물이 아무리 독한 것이라 하나 세탁을 하는 데에는 필수품이 될 것이니, 이와 같이 물건 물건의 성질과 용처가 각각이거늘,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한 편만을 보아 저의 바라고 구하는 바 외에는 온 시장의 모든 물품이 다 쓸데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얼마나 편협한 소견이며 우치한 마음이리요.」

이 세상에 쓰레기는 없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 하는 그 무엇도 용처(用處)가 없는 것은 없는 것입니다. 다만 우리가 그 용처를 모를 뿐이지요. 이처럼 범속한 인간들의 눈에 무용으로 보이는 것이 도리어 크게 쓰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무용지용(無用之用)의 제품을 많이 봅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발명품 중에서 실패했다고 버린 발명품의 용도를 개발해서 의외의 성과를 얻는 경우가 의외로 많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3M의 포스트잇입니다. 접착력이 없어서 실패했다고 생각했는데 떨어질 때 깨끗하게 떨어지는 특징을 살려 임시로 붙이는 용도로 포스트잇을 만들었습니다. 또 다른 사례가 블루진 (Blue Jeans)입니다. 이 블루진은 천막을 만들기 위해서 직조된 것이었습니다. 품질검사 결과 녹색이어야 할 것을 푸른색으로 염색함으로서 불합격되어 청색 천막천은 폐기처분 되게 되었지요.

그러나 광부들에게 질기고 특수한 작업복이 필요할 것이라는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여기서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사랑 받는 유용한 옷, ‘불루진’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그 누구도 쓸모없이 태어난 사람은 없습니다. 다만 용도를 개발하지 못해서 그가 인정을 못 받았을 뿐이지요.《장자(莊子)》<외물편>에 쓸모없는 것이 되레 크게 쓰인다는 ‘무용지용’의 얘기가 나옵니다.

무용지물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세상 만물은 모두 각자의 쓰임이 있는 것입니다. 다만 제자리에 있지 못한 따름이지요. 예를 들어 성을 부수는 데는 들보가 제격입니다. 하지만 조그만 구멍을 막는 데는 조약돌이 더 요긴합니다. 하루 천리 길을 달리는 준마도 고양이를 잡는 데는 쥐만 못합니다. 쓰임이 모두 다른 까닭입니다. 쓰임 역시 틀린 게 아니라 서로 다른 것뿐입니다.

이처럼 장자(莊子)의 ‘무위(無爲)’는 자연의 이치를 거스르지 않는 것입니다. 인위적으로 가르지 않고 전체를 두루 보는 것입니다. 무용지용은 언뜻 쓸모없어 보여도 쓰임새가 클 때가 많습니다. 반대로 그 쓸모가 거꾸로 화가 되기도 하는 것이지요. 그러니까 ‘무용지물’이 ‘유용지물’이 되고, 유용지물이 무용지물이 되는 게 쓰임의 이치입니다.

그러므로 만물의 쓰임을 멋대로 재단하면 안 됩니다. 세상 만물은 우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그 쓰임이 훨씬 오묘한 것입니다. 세상에는 능력 있는 사람도 필요하고, 능력이 부족한 사람도 필요한 법입니다. 능력 있는 사람이 쓰이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능력 없는 사람도 때로는 생각지도 못하게 ‘무용지용’의 쓸모가 있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장자의 눈에는 보통 사람들이 쓸모 있다고 믿는 것은 하찮은 것이고, 반대로 ‘쓸모가 없다고 믿는 것이야말로 쓸모가 있는 것’으로 보였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이 쓰레기 대란을 해소할 방법은 없는 것일까요? 그 대란을 슬기롭게 대처한 청주시의 예에서 이 무용지용의 진리를 찾아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청주시는 이미 쓰레기 민간수거 시스템이 붕괴할 것을 예상하고 이미 대책을 마련했기 때문에 쓰레기 대란을 막을 수 있었다고 합니다. 청주시가 마련한 대책은 공동주택 플라스틱류 재활용 쓰레기 수거 민간위탁입니다. 이에 따라 4월 2일부터 청주시 소재 공동주택(아파트)을 대상으로 시와 계약한 3개 민간위탁업체가 공동주택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 수거를 시작한 것입니다.

현재 민간 소각장에서 소각용 쓰레기 1㎏ 처리비용은 150원 내외라고 합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청주시 선별 장외에 민간업체로 유입되는 플라스틱 쓰레기 1일 유입량은 50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소각비용은 무려 27억 원에 달합니다. 청주시가 소각대신 플라스틱 쓰레기 민간위탁을 하면서 지불하는 비용은 연간으로 환산하면 18억 원 정입니다.

현재 청주시는 4월 2일부터 8월 31일까지 5개월 동안 민간위탁을 하는데 8억여 원 가량의 예산을 편성했습니다. 이를 연간으로 환산하면 18억 원 내입니다. 재활용을 포기하고 소각하는 경우보다 무려 10억 원 가량의 예산이 적게 든다는 것이지요. 여기에 미세먼지 배출 저감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도 있다고 합니다.

이 세상에 있는 좋은 것은 좋은 대로 낮은 것은 낮은 대로 각각 경우를 따라 그곳에 마땅하게만 이용하면 우주 안의 모든 것이 다 우리의 이용물이요, 이 세상 모든 법이 다 우리의 옹호기관이 되는 것입니다. 어찌 쓸모없다고 버릴 사람이나 물건이 있겠는지요!


*기고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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