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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창규 KT 회장 17일 경찰 소환조사…'CEO리스크' 재발 우려KT 임원 '카드깡' 국회의원 쪼개기 정치자금 후원 직간접 관여 여부 조사
국정농단 연루 의혹에 이어 KT새노조·시민단체 퇴진 요구 거세져
   
▲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으로 불러 조사한다. 황창규 KT 회장. 사진=KT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국회의원들에 대한 KT 임원들의 불법 정치후원 혐의를 수사하고 있는 경찰의 수사망이 황창규 KT회장으로 확대된다. KT 안팎에서는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CEO리스크'가 다시 거론되며 황 회장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황 회장을 정치자금법 위반 피의자 신분으로 17일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본청으로 불러 조사한다고 16일 밝혔다. 현직 KT CEO가 경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것은 지난 2002년 민영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은 KT 전·현직 임원들이 지난 2014∼2017년 국회의원 90여 명의 후원회에 KT 법인자금으로 4억3천여만원을 불법 후원했다는 혐의와 관련 황 회장이 이를 지시하거나 최소한 보고받는 등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경찰은 KT 임원들이 법인카드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되팔아 현금화하는 이른바 '카드깡'수법으로 자금을 마련해 국회의원들에게 정치자금을 기부한 정황을 포착, 지난해 11월 내사를 시작했다. 지난 1월에는 KT 본사와 자회사 등을 압수수색한 뒤 관련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해 왔다.

경찰은 KT가 주요 주주인 인터넷 전문은행 케이뱅크 관련 입법 사안을 다룬 국회 정무위원회, 통신 관련 예산·입법 등을 담당하는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현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 등에게 기부금을 전달하면서 출처를 숨기고자 이른바 '쪼개기' 방식으로 후원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법인이나 단체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으며 법인 소유 자금으로 정치인을 후원하거나 기부하는 행위도 금지된다.

황 회장은 이번 소환조사에서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에 대한 관여 여부와 기부금을 낸 목적은 무엇이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조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연루된 KT임원과 국회의원들에 대해 우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으며 횡령·배임 혐의 여부에 대해선 별건으로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의 황 회장 소환통보에 KT 관계자는 "성실히 조사에 임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KT 내부에서는 지난 1월 말 압수수색 이후 예상했던 수순이라는 반응이 나오는 가운데 황 회장의 거취 문제로 이어질지 귀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취임 이후 2019년 '5G(5세대 이동통신망)' 조기상용화를 의욕적으로 추진해 온 황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되며 KT새노조와 시민단체 등을 중심으로 거센 퇴진 요구를 받아왔다. 특히 지난달 주주총회에서는 정권교체기마다 반복되는 KT의 CEO리스크를 없앤다며 이사회 권한을 강화하는 내용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내놓았지만 새노조와 시민단체에서는 '내부견제 없는' 이사회 담합 구조를 강화하는 것을 뿐이라고 일축했다.

또한 과거 참여정부 출신인 이강철 전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과 김대유 전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을 신임 사외이사로 선임해 새 정부 출범 이후 쏟아진 안팎의 퇴진 압박을 모면하기 위한 바람막이용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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