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재활용 수거 대란 등 환경에 대한 관심 높아져
폐기물로 만든 신발·재생원료 패키지 화장품 등 인기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아디다스 '팔리 러닝화'·프라이탁 '트래블 백'·아모레퍼시픽 '프리메라'·닥터브로너스 '퓨어 캐스틸 솝'·코오롱FnC '래코드 업사이클링 점퍼팩'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최근 폐비닐과 플라스틱 수거 중단 등 '재활용품 수거 대란'으로 큰 혼선을 빚고 있는 가운데 환경과 업사이클(Up-Cycle·새활용)에 대한 관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18일 한국업사이클디자인협회에 따르면 국내 업사이클링 업체 수는 지난 2011년 11개에서 지난해 기준 100개가 넘어 최근 6년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패션뷰티업계에서도 친환경 및 업사이클링에 관련한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고 관련 마케팅 및 제품을 출시에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환경문제가 심각한 요즘 기업에서도 장기적인 친환경·업사이클링 전략에 대한 다양한 캠페인과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며 "최근의 친환경·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관심과 인기는 일반 제품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기능과 디자인이 담겨있고 소비자 스스로가 가치 소비에 참여하고 있다는 인식이 반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폐기물에서 탄생한 패션 제품…희소성과 함께 품질과 디자인도 뛰어나

과거에도 업사이클링 제품은 꾸준히 출시돼왔으나 디자인이나 품질적으로 일반 제품보다 못하다는 인식이 많았다. 최근에는 기업들이 환경 문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업사이클링 제품에 대한 품질과 디자인은 물론 가치적인 부분에 있어서도 일반 제품 못지않다는 평가를 많이 받고 있다.

아디다스는 지난 2015년 해양환경보호단체 '팔리포더오션(Parley for the Oceans·이하 팔리)'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지난 2016년 11월 해양 플라스틱 폐기물을 활용한 러닝화와 축구 유니폼을 첫 출시했다.

이 제품들은 해변에 버려진 플라스틱을 소재로 사용했다는 상징성과 함께 독특하면서도 뛰어난 디자인으로 출시하자마자 완판됐다. 팔리 러닝화 한 켤레에는 평균 11개의 플라스틱 병을 재활용해 신발 갑피와 끈, 발목을 잡아주는 힐 카운터와 삭 라이너 등에 사용됐다.

아디다스는 러닝·축구에 이어 아웃도어와 오리지널스 등 전 카테고리로 점차적으로 확장시켜 나가고 있으며 향후 의류와 신발을 생산할 때 버진 플라스틱(석유가 원재료가 된 플라스틱)을 아예 사용하지 않는 것을 최종적인 목표로 하고 있다.

업사이클링 전문 브랜드 프라이탁은 타폴린이라는 방수천과 자동차의 안전벨트, 폐자전거의 고무 튜브 등을 소재로 한 패션 아이템으로 유명하다. 가방의 주요 원단은 트럭 방수 덮개로 자전거 폐 튜브와 폐차에서 수거한 안전벨트로는 가방 접합 부분과 어깨 끈을 만든다. 프라이탁의 모든 제품은 개별적인 수작업으로 만들어지고 캐주얼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는 지난 2012년 이월상품으로 버려지는 옷을 새로운 옷과 패션 소품으로 제작하는 업사이클링 패션 브랜드 '래코드'를 론칭했다. 입지 않은 옷을 해체하고 조합하기 때문에 모든 상품은 소량 한정 생산되는 것이 특징이다.

래코드는 국내외 유명디자이너들과 협업을 할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의류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연을 위한 순환을 만들고 가치 있는 소비를 제안하는 패션 그 이상의 문화를 소비자와 공유하는 것을 취지로 한다.

H&M은 빠른 유행으로 변화하는 패스트 패션(Fast Fashion) 이 환경오염을 가중시킨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지난 2012년부터 '컨셔스 익스클루시브 컬렉션'이라는 친환경 패션 라인을 선보였다. dl 컬렉션은 재활용과 유기농 등 지속 가능한 소재를 활용한 고급 패션을 구현하는 라인으로 올해는 촛대를 재활용한 액세서리와 그물망과 나일론 폐기물로 만든 드레스 등 다양한 고급 의상을 출시했다.


▲ 뷰티 업계, 재생 원료 활용한 패키지와 일회용품 사용 제한 등으로 환경 보호에 앞장

뷰티업계에서는 공병 수거를 비롯해 재생지, 재생 플라스틱 등 재생원료를 활용한 패키지와 친환경적인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출시하며 환경 보호에 꾸준히 앞장서 왔다.

러쉬(LUSH)는 용기 포장을 최소화해 환경 부담을 가중시키지 않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러쉬는 전체 제품의 약 62%가 별도의 포장지를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마스크나 보습제를 담는 패키지인 블랙 팟 용기는 100% 분해되는 무독성 물질이다.

또 제품을 제조할 때 나오는 유기성 폐기물도 그냥 버리지 않고 모두 퇴비로 재활용하고 있다. 최근에 나온 기프트 세트는 지속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해 순면 재생지나 버려진 자투리나무로 만든 종이 등을 사용했다.

닥터 브로너스는 자연 유래 성분 사용과 함께 100% 재활용이 가능한 플라스틱과 종이 패키지로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특히 '퓨어 캐스틸 솝' 등 액체 제품의 용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지만 자원 재활용 및 용기 생산 과정에서 물을 절약할 수 있는 100% 재활용 플라스틱을 사용해 환경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의 프리메라는 재활용 산림자원을 활용한 포장으로 패키지를 만들고, 제품 설명도 상자 안쪽에 인쇄해 불필요한 자원 손실을 최소화한다. 이달 지구의 날을 맞아 선보인 '2018 러브 디 어스 리미티드 에디션'의 판매 수익금 일부는 동아시아 람사르 지역 센터의 습지 보호 활동을 위해 기부될 예정이다.

이니스프리는 지난 2003년부터 '공병수거 캠페인'을 진행해오고 있다. 지난해 업사이클링 아티스트 그룹 '패브리커(Fabrikr)'와 함께 협업해 공병을 재활용해 만든 매장 '공병공간(空甁空間)'을 삼청동에 오픈했다. 매장의 바닥과 벽면 등 내외부 공간의 70%는 23만 개의 이니스프리 공병을 분쇄해 만든 마감재로 장식했고 매장 곳곳에 식물들과 공병을 재료로 제작한 화병을 전시했다. 또 매장 중앙에는 공병 파쇄기를 비치해 소비자가 직접 공병을 파쇄하고 리사이클링 과정을 직접 체험해볼 수 있도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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