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의 ‘땅 짚고 헤엄치기 식’ 안일한 경영 행태가 비판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글로벌 시대 선진 외국은행과의 경쟁력 제고 노력은 뒷전인 채 가산금리 비중을 늘리는 등 이윤 증대만을 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이 지난 12일 연 1.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5대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대출금리를 올린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금조달비용지수, 곧 코픽스 금리가 인상됐기에 어쩔 수 없다고 이유를 대고 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4.67%에 이르고 일부 고정금리는 5% 선을 넘어섰다.

예금·적금 금리는 농협은행의 일부 우대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8%에서 2% 사이에서 거의 변동이 없어서 결국 예대마진만 더 커진 꼴이다.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에 이자로만 11조 원가량 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대신, 손쉽게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기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에 족하다. 사실 우리나라 은행의 생산성 제고는 절실하다. 우리나라 은행원들은 소득수준을 감안했을 때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은행원들보다 최고 두 배 가까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수익성 등 국제 경쟁력은 금융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지고 있음에도 과도한 소득을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

국민은 1천500조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로 허덕이는데 은행이 이자장사로 수익을 챙겼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이 정신 차려야 한다. 늦기 전에 금융자본의 건강성을 회복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과도한 예대마진에 대해 감독 강화를 통해 모니터링하고 은행들은 이러한 정책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는 비판을 직시, 선진국형 은행 수익 창출 기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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