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랄푸드 시장 규모 ‘2조’, 인증 의무화·수출 확대로…동남아·중동 진출 가속화
라면·어린이 음료 등, 까다로운 인증조건 통과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식음료업계가 동남아시장과 중동시장 진출을 위해 '할랄 푸드(Halal Food)'에 뛰어들고 있다. 할랄은 아랍어로 '허용된 것'을 의미하며 이슬람 율법아래 무슬림이 먹고 쓸 수 있도록 허용된 제품을 말한다.

세계 3대 할랄 인증은 말레이시아의 '자킴(JAKIM)'과 인도네시아 '무이(MUI)', 싱가포르 '무이스(MUIS)'가 있다. 술과 마약류, 돼지·개·고양이 등의 동물고기, 도살된 짐승의 고기 등 무슬림에게 금지된 음식인 '하람(haram)' 성분이 들어간 식품은 인증을 받을 수 없다.

할랄 푸드는 원재료의 안전성과 생산단계의 위생상태 등 조건이 충족돼야 인증을 받을 수 있는 등 조건이 까다로운 만큼 무슬림뿐 아니라 일반 소비자도 선호하는 추세다.

19일 코트라에 따르면 할랄푸드 시장 규모는 식품시장의 20%에 달하는 약 1천800조원에 이르며 시장 규모는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말레이시아의 경우 오는 2020년까지 할랄산업의 국가 GDP내 비중을 8.7%로 끌어올릴 예정이며 이를 위해 할랄제품 수출업체를 1천600개사로 늘리고 규모도 500억 링깃 수준으로 향상시킬 전망이다. 인도네시아는 내년부터 모든 수입식품 등에 대해 할랄 인증을 의무화 하고 화장품과 의약품 등으로 그 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국내 식품회사들도 할랄 인증을 획득하고 동남아와 중동시장 공략을 본격화 하고 있다.

먼저 라면으로 할랄 시장에 문을 두드린 기업이 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10월 불닭 브랜드에 대해 MUI로부터 인증을 받았다. 국내 라면 생산업체 중 MUI 인증을 받은 것은 삼양식품이 처음이다. 인증제품은 '불닭볶음면'과 '치즈불닭볶음면', '쿨불닭볶음면' 봉지 및 용기면 등 총 6개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신세계푸드 '대박라면'·팔도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


삼양식품은 "세계 식품시장에서 20% 이상을 차지하는 할랄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한 선제적인 조치"라며 "세계 2위 라면 소비국인 인도네시아 수출 증대를 위해 다른 불닭 브랜드와 과자 제품의 MUI 할랄 인증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푸드도 말레이시아 식품기업 마미사와 합작법인 '신세계마미'를 설립하고 '대박라면'을 만들어 할랄 인증을 받았다. 기존 분말 형태 스프와 달리 액상소소를 자체 개발해 '대박라면 김치맛'과 '대박라면 양념치킨' 등 총 2종을 선보였다.

이번 인증을 위해 모든 원재료는 입고부터 생산, 운반, 저장과정에서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준수하고 신선도와 안전도를 고려해 별도 생산시설도 구축했다고 신세계푸드는 설명했다.

신세계푸드는 이달 말부터 대박라면의 말레이시아 현지 출시와 함께 대형마트 260여 곳에서 시식행사 등을 진행하는 등 동남아에 한류 식문화를 적극 전파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할랄 인증을 받은 고추장과 양념 등을 활용한 제품을 수출하고 장기적으로 외식과 베이커리, 신선식품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팔도의 '귀여운 내친구 뽀로로(이하 뽀로로 음료)'는 최근 할랄 인증을 받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국민 어린이 음료로 거듭나고 있다.

지난 2007년 출시된 이 제품은 연간 매출약이 약 500억원 수준으로 국내 어린이 음료 시장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현재 중국과 몽골, 미국 인도네시아 등 전 세계 40여 개국에 수출 중이며 해외 판매 비중이 전체 매출액 대비 50% 가량 차지한다.

현재 뽀로로 음료는 인도네시아 현지 2만9천여개 마트에서 판매 중이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1% 이상 증가한 50억원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제품 전체 해외 판매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허유진 코트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무역관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할랄 시장 규모 및 무슬림 인구 수에 비해 자국 산업 보호 등의 규제로 진입이 어려우나 세계 최대 할랄 시장으로서 진출을 시도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뿐 아니라 국내시장에서의 무슬림 고객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할랄 제품과 인증 획득, 관련 부가 서비스 개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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