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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무의 우리문화 X파일] 우리말에 숨은 우리 문화천지의 흐름을 天干·地支로 표현
민족 문화·생활양식에 두루 쓰여
  • 일간투데이
  • 승인 2018.04.26 17:15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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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생활에서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말도 가만히 살펴보면 오랜 우리민족의 문화(文化)와 생활양식(生活樣式) 등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욕설 중에 “병신, 육갑하고 있네...”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터무니없거나 또 엉뚱한 짓을 할 때 신체적인 결함에 빗대어 말하는 아주 저속(低俗)한 표현이다.

그런데 이 말 속에는 우리 민중(民衆)에 육갑(六甲)의 문화가 얼마나 강력하게 자리잡고 있었는지를 말해주고 한 증표인데 여기서 육갑(六甲)은 육십갑자(六十甲子)의 준말이다.

육십갑자(六十甲子)란 하늘과 땅인 천지(天地)의 흐름을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나타내어 방위(方位), 시간(時間), 날짜(일진) 등에 활용한 우리 동양의 기본적인 가치체계(價値體系)다.

■六十甲子란 동양 기본 가치체계

천간(天干)은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甲乙丙丁戊己庚辛壬癸)의 10 단계이고, 지지(地支)는 자축인묘진사오미신유술해(子丑寅卯辰巳午未申酉戌亥)의 12 단계로서 자향(子向-북향), 또는 계좌정향(癸坐丁向-남향) 등에서 방위(方位)로 쓰이기도 하고, 자시(子時-밤 12시) 또는 오시(午時-낮 12시) 등의 시간(時間)으로, 그리고 기미(己未)년, 병자(丙子)일 등의 날짜에 쓰이기도 한다. 그리고 이 육십갑자(六十甲子)는 태어난 생일로 사주(四柱)를 뽑을 때도 활용한다.

그래서 예전에는 어느 정도의 수준만 되면, 갑자(甲子), 을축(乙丑), 병인(丙寅), 정묘(丁卯) ... 임술(壬戌), 계해(癸亥)의 60갑자를 줄줄 외웠다. 이 육십갑자를 줄줄 외야만이 서로 나이를 계산할 수 있고 또 중요한 행사(생일, 제사 등)를 기억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육십갑자의 순서를 외는 것은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정상적인 사람도 이 육십갑자를 외기가 쉽지 않은데 능력이 되지 않거나 지능이 떨어지는 병신(病身)은 당연히 불가능하다. <㈜도통 대표>

■‘고귀한 정신’ 산업화로 잃어버려

그래서 이 “병신(病身)이 육갑(六甲)한다”란 표현은 엉뚱한 짓을 하거나 남을 조롱할 때 흔히 사용됐던 표현이었다. 욕(설)을 가장 민중적(民衆的)인 언어(言語)라고 한다면 이 육십갑자(六十甲子)는 가장 민중적인 문화(文化)였던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산업화(産業化)와 문명(文明)이라는 이기(利器)로 말미암아 고귀한 정신(精神)과 민중문화를 많이 잃었다. 서로 친구간에 격이 없이 부르던 호(號-아호, 별명, 택호 등)와 여름 밤 평상에 누워 모깃불(모깨뿔) 피워놓고 듣던 옛 이야기 하며… 그립고 아스라한 옛 추억들이다.

자녀가 혹시 사학(史學)이나 한의학(韓醫學) 또는 국문학(國文學) 등에 뜻을 두고 있다면… 고궁(古宮)이나 유적지(遺蹟地) 또는 사찰(寺刹) 등의 현판(懸板)이나 비석(碑石)에 새긴 글의 쓰여진 연대(年代) 등을 함께 배우고자 한다면… 오랜 기간동안 우리 민중(民衆)에서 활용했던 육십갑자(六十甲子)를 벽에 걸어 두고 부자(父子)지간에 외우기 연습을 해 보는 것도 꽤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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