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위원장, 분단 이후 북측 지도자로 처음 방남
양 정상, 밝은 표정으로 인사 나눠…예정보다 15분 빨리 남북회담 진행

사진=한국사진공동취재단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평화, 새로운 시작!'. 역사적인 2018남북정상회담이 27일 오전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남한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간 첫 악수를 시작으로 막을 올렸다. 북한 최고 지도자로서는 남북 분단 이후 처음으로 김 위원장이 남한 땅을 밟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판문점 MDL 위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 김 북한 국무위원장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전 9시28분 판문점 북측지역인 판문각에서 모습을 드러낸 김 위원장은 직접 걸어서 계단을 내려와 MDL에 걸쳐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회의실인 T2와 T3 사이를 통해 남쪽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기다리던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서로를 마주하고 환하게 웃으며 잠시 대화를 나눈 뒤 9시29분 손을 맞잡았다. 이후 문 대통령이 손짓으로 안내하자 김 위원장은 MDL을 넘어 월경, 북측 판문각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촬영이 끝나고 이번에는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손짓으로 북측에 넘어가 사진을 찍자는 제안을 해 예정에 없이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같이 분단선을 넘어 북측 지역에서 손을 맞잡고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이후 두 정상은 판문점 남측 지역 차도로 이동했고 미리 기다리던 화동 2명이 김 위원장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이들 화동은 민간인군사통제선 안에 있는 대성동마을의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남녀 어린이 2명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어린이 환영에는 새로운 시대를 열자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꽃다발을 받은 두 정상은 화동들에게 밝게 웃으며 고맙다는 뜻을 전했고 김 위원장은 전달받은 꽃다발을 김여정 당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에게 맡겼다. 지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에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한 김 제1부부장은 김 위원장을 지근거리에서 수행했다.

이어 두 정상은 국군 전통 취타대의 안내로 의장대 공식사열장으로 이동했다. 이번 공식 사열에서는 장소가 협소한 관계로 정식보다 규모를 줄였고 남북관계의 특수성을 반영해 국기게양과 국가연주, 예포발사 등 정식 의장대 사열 때 실시되는 의전도 생략해 약식으로 진행됐다.

이후 두 정상은 각자의 수행원을 서로에게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측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정경두 합참의장은 김 위원장에게 고개를 가볍게 숙여 인사를 건넨 후 김 위원장과 악수를 나눴다. 반면 군복을 입고 김 위원장을 수행한 북한측 박영식 인민무력상과 리명수 총참모장은 문 대통령에게 거수경례를 한 후 악수를 해 우리 측과 상반된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지난번 특사 방남으로 안면이 있는 김여정 제1부부장과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다.

이어 두 정상은 오전 9시 42분 평화의 집으로 나란히 입장했다. 평화의 집 1층에 들어서자 김 위원장은 준비된 방명록에 서명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전달한 전용 만년필로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문구와 함께 서명을 남겼다.

김 위원장이 서명을 마치자 두 정상은 1층 방명록 서명 장소 뒤쪽에 걸려있는 민정기 작가의 북한산 그림을 마주보고 서서 담소를 나눴다. 로비 정면에 걸린 그림을 배경으로 촬영을 마친 두 정상은 문 대통령의 안내로 접견실로 들어갔다.

이후 양 정상은 평화의집 3층으로 올라가 예정보다 15분 빠른 10시 15분에 정상회담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는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철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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