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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 칼럼] 평화, '꿈의 실현'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8.04.29 15:49
  •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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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와 평화, 행복한 삶은 인류가 오랜 시간 꿈꿔온 염원이다. 근본 가치다. 옛날과 지금, 동양과 서양 매 한가지다.

2천300여 년 전 맹자를 정치 특보로 초빙한 양나라 혜왕은 진나라와 전쟁에서 병사를 많이 잃었다면서 “전사자들의 복수를 하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겠소.”라고 묻는다. 맹자는 국방을 튼튼히 하되 상대를 품으라고 권면한다. 전쟁하지 않고 이기는 게 최상책임을 가르치고 있다. 곧 전쟁 준비로 나라살림을 피폐하게 하지 말고, 백성들이 생업에 힘쓰도록 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여주는 게 정치의 요체이자 평화실현의 지름길임을 강조한 것이다.

요즘 8천만 한민족은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구축되라는 희망을 갖는다. 나아가 동북아 안정과 평화세계 실현의 기대를 한껏 품게 하는 역사적 사건을 목도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분단의 한이 서린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것이다. 2000년, 2007년에 이어 역사적인 3차 남북정상회담이다.

■남북정상회담에서 비전 제시

분단 70년 만에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측 땅을 밟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더구나 남북 정상이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을 넘나드는 장면은 세계인까지 흥분시켰다. 남북정상회담과 다가올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조건은 북한의 의도에 대한 정확한 이해다. 1, 2차 정상회담이 한국정부가 주도한 햇볕정책이 주요 동력이었다면, 이번 정상회담의 경우 지난해 9월 동북아 정세의 게임 체인저(혁신 주도자)가 된 6차 핵실험과 올해 1월 한반도 통일에 대한 의지를 강력히 표출한 북한 신년사 이후 북한의 능동적인 전략이 주요하게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 새로운 시작’을 슬로건으로 내건 이번 회담에서 남북 정상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통해 평화체제 전환과 남북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주목되는 바는 두 정상이 우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한다는 공동 목표를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또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또는 남·북·미·중 회담 개최를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은 획기적인 일대 사선이다.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과 8·15 이산가족 상봉에도 합의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도 개성에 두기로 했다. 평화 향한 비전 제시다.

역사적인 의미 있는 3차 남북정상회담이지만 과제가 적잖다. 남북 정상 간 합의로 북핵 폐기를 위한 출구가 일단 열렸지만 그간 북한이 주장한 비핵화와는 큰 차이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미국이 요구하고 있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는 차이가 크기 때문이다. 남북이 비핵화 실현을 위해 자기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했다면서도 구체적 이행 조치들이 빠진 점은 아쉽다. 북한은 지난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 때에도 항구적인 평화를 약속했다. 국제사회와 비핵화에 합의하고도 시간을 끌면서 제재 해제 등 보상만 챙기다가 검증·사찰 단계가 오면 어김없이 약속을 깨뜨렸다.

■CVID 없는 거짓 시 더 큰 화 자초

지금은 그때와는 상황이 다르다. 북한이 과거처럼 핵을 포기하는 거짓 공세로 일관한다면 두 정상이 합의한 평화는 결코 도래하지 않을 것이다. 국제사회는 대북 제재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고, 대북 강경파들이 포진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는 대북 군사옵션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밖에 없다.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고 북한 경제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북한 경제는 평양 시민의 배급마저 여의치 않을 정도로 나빠지고 있다고 한다. 얼마 전 북한이 천명한 ‘경제 건설 총력’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북한은 핵을 폐기하지 않고서는 체제 보장이나 자신들이 천명한 경제 발전이 불가능함을 깨달아야 한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강조했듯 과거의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합의한 내용의 성실한 이행이 중요하다. 이제 시작일 뿐이다. 한 번의 만남으로 평화가 오지는 않는다. 핵 없는 평화공존의 한반도 시대를 향한 매우 중요한 첫 관문을 통과했을 뿐이다.

남북한이 상호 교류를 통해 민주적 평화통일에 이르기 위해선 이택상주(麗澤相注), 곧 두 개의 연못이 맞닿아 서로 물을 대는 형국의 유기적 협력이 필수적이다. 참된 벗은 함께 성장하는 법이다. 남북한이 서로 물을 대주는 자세가 요청된다. 여하튼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실현을 위한 첫 번째 단추는 잘 끼웠다.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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