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정우교 기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지난 2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의 신뢰도가 달라진 것을 두고 자신의 SNS에 이런 말을 남겼다.

"포악한 독재자가 미소로 나타났다고 해서 그 본질은 감추어지지 않는다"

과격한 표현이지만 이 까칠한 발언은 한번쯤 되새겨 볼만하다.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설문조사가 연이어 발표됐고 그 중 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바뀌었다는 놀랄만한 결과도 포함됐다.

이 조사만 놓고 보면 대한민국이 경험했던 도발과 그로 인한 피해들이 한번에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이같은 측면에서 보면 현재 불고 있는 평양냉면의 인기도 마냥 반가운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의 결과물마저 "어처구니없다"거나 "속았다"는 식으로 표현하는 것은 안타까울뿐이다. 어찌됐든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대한민국을 방문했다. 게다가 선언문에는 '종전'선언과 '비핵화'에 대한 결과와 함께 미국, 중국 등 주변 국가와의 외교도 균형 있게 담겨 있다. 지난달 29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전화를 걸어 남북정상회담 결과를 공유하는 것까지 자칫 놓친 국가들을 챙기는 포용있는 행보도 인상 깊었다는 판단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서 언급한 야당 국회의원들의 표현과 대통령을 향한 어느 국회의원의 원색적인 비난은 오히려 '지난 9년간 그들은 무엇을 했는가?'라는 생각과 제재와 압박을 통한 북핵 해법이 그동안 얼마나 유효했는가라는 의문마저 들게 한다.

오히려 이 과격한 표현들이 야당이 진정 이야기하고자 하는 진의(眞意)를 가리는 것은 아닐까. 그 뜻을 수고스럽게 파헤쳐 볼 국민들은 얼마나 될 것인가. 자신의 뜻과 다르고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한심하다'고 표현하거나 특정 지역을 매도해 표현하는 정치인은 도대체 어느 시대, 어느 국민을 위해 정치하고 있는 것일까. 남북정상회담 이후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국내 분위기만큼이나 어떤 정치인들의 '비난을 위한 비난'은 너무 걱정스럽다. 혹, 이 우려가 어느 국회의원에게는 '멸시'로 전달되지 않길 바란다.

판문점 선언문에서 유독 눈에 띄는 단어는 '노력'이다. 북한은 이 선언에 따라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우리나라도 긴장을 놓지 않은 상태에서 평화를 위해 당면한 과제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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