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산후조리원 건물 화재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이인화 기자] 인천에서 산후조리원이 있는 상가 건물에 불이났다.  

8일 오후 6시 45분 인천시 계양구 작전동 모 상가 건물에서 발생한 불은 건물 일부를 태우고 34분 뒤인 7시 19분 진화됐됐다. 

이 불로 3층 산후조리원에 있던 산모 20명, 신생아 20명, 직원 6명, 2층 식당 손님 10명, 5∼7층 사우나 36명 등 92명이 긴급 대피했다.

산후조리원은 화재 등에 취약한 시설로 잘 알려져 있다. 앞서 지난 2014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동익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 받은 '전국 산후조리원 현황'에 따르면 전국 산후조리원 550여 곳 중 83%인 460여 곳의 산후조리원이 3층 이상에 있었다.

6층 이상인 산후조리원도 전체 35%인 190여 곳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10곳 중 8곳이 중고층에 있으면 화재 발생에 있어 취약할 수밖에 없다.

당시 최 의원은 "고층에 있는 산후조리원은 화재 등 비상시 산모와 신생아가 대피하는 게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는 만큼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의 한 산후조리원 지하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불로 건물 내부에 있던 산모 31명과 신생아 32명, 병원 직원 6명 등이 긴급 대피했다.

불은 건물에 설치된 스프링쿨러에 의해 소방대가 도착하기 전 꺼져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하지만 여전히 산후조리원 10곳 중 8곳은 3층 이상의 중고층에 위치했다. 

산후조리원은 출산하느라 체력이 떨어진 산모와 면역력이 약한 신생아가 함께 생활하는 공간으로, 질병에 취약한 신생아와 산모를 돌보는 곳이지만 의료기관은 아니다.

이 때문에 현재 사업자등록만 하면 되는 일반 독서실이나 고시원과 같은 다중이용업소로 분류되고 있고, 화재 등에 대비한 특별한 설치기준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이에 소방청은 올해 상반기 중 병설유치원, 산후조리원 등 화재안전 취약시설에 자동소화설비 및 안전시설 설치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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