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딥마인드, 10일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발표

▲ 사진=게티 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세계 최초 인공지능(AI) 바둑 프로그램을 개발한 구글 딥마인드가 이번에도 획기적인 인공지능 기술을 공개했다. 바로 '길찾기 AI'다.

구글 딥마인드 연구팀은 공간인식 시 활성화되는 세포와 유사한 기능을 가진 길찾기 AI를 개발했다고 10일(한국 시간) 과학학술지 '네이처(Nature)'를 통해 발표했다.

동물의 길찾기 능력은 뇌의 격자 세포(grid cell)에서 나온다. 포유류가 공간을 인지할 때 활성화되는 이 신경세포는 GPS처럼 자신의 위치를 파악하도록 규칙적으로 신호를 보내는 역할을 한다. 지난 2014년 마이브리트 모세르, 에드바르 모세르 노르웨이과학기술대 교수 부부가 이를 처음 발견해 노벨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연구진은 이전에 개발한 알파고처럼 딥러닝과 강화학습을 이용해 길찾기 AI를 만들었다. 설치류가 먹이를 찾는 패턴을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을 보여주고 딥러닝 방식으로 학습을 시켰다. 격자 세포를 비롯 특정 위치를 인식하는 위치 세포, 머리 방향에 따라 작동하는 방향 세포가 작동할 때 쥐가 먹이를 찾는 과정에서 보이는 행동 패턴을 학습하게 한 것이다. 이 AI는 가로 세로 각각 2.2m에 설치된 미로에서 반복적인 길찾기 훈련을 받았다.

이 AI는 학습을 거듭할 수록 길찾기 실력이 점점 향상됐다. 새롭게 바뀐 지형에도 금방 적응해 지름길을 찾아냈고, 미로 찾기 게임에선 사람보다 더 뛰어난 능력을 보이기도 했다.

딥마인드 연구팀은 이렇게 학습한 AI를 활용해 실험용 인공 에이전트를 만들었다. 인공 에이전트에게 A에서 B로 가는 길을 찾으라고 하면 마치 포유류처럼 지름길로 움직였다. 단순히 목표물을 찾아가는 상황에선 격자 세포뿐 아니라 위치 세포, 머리 방향 세포가 비슷하게 작동하는 반면 닫힌 문을 열거나 지름길이 생겼을 때는 오로지 격자 세포 역할을 하는 신경망 부위가 작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경망의 격자세포 부위를 끄면 인공 에이전트의 탐색 능력이 떨어지고 목표에 대한 방향감과 거리 정확도가 떨어진다는 점도 확인했다. 어떤 면에서는 똑같은 임무를 받은 사람보다 뛰어난 결과를 얻었다.

연구진은 AI를 '격자 세포 신경망'을 제외한 버전과 비교한 결과 격자 세포는 길 찾기 과정에서 직선거리와 방위를 추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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