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은행들이 선진 경영기법을 익히는 데 힘써야 한다. 선진 외국은행과 경쟁력 제고 노력은 뒷전인 채 가산금리 비중을 늘리는 등 예금과 대출 이자 차액, 곧 예대마진을 남기는 식의 ‘땅 짚고 헤엄치기’ 같은 손쉬운 이윤 증대만을 꾀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기에 하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1월 이후 연 1.5%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5대 시중은행들이 앞 다퉈 대출금리를 올린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은행들은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자금조달비용지수, 곧 코픽스 금리가 인상됐기에 어쩔 수 없다고 이유를 대고 있다. 이에 주택담보대출 최고금리가 4.67%에 이르고 일부 고정금리는 5% 선을 넘어섰다.

예금·적금 금리는 농협은행의 일부 우대 상품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1.8%에서 2% 사이에서 거의 변동이 없어서 결국 예대마진만 더 커진 꼴이다. 예대마진이 확대되면서 신한, 국민, KEB하나, 우리 등 4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에 이자로만 10조 원에 육박하는 실적이 예견되고 있다. 이자이익이 9천억원 늘어나고 대손 비용도 6천억원 줄었지만, 비이자이익과 영업외손익이 각각 7천억원, 2천억원 감소했고 세금도 많이 냈기 때문이다. 은행들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는 대신, 손쉽게 예대마진을 늘려 이익을 챙기는 건 옳지 않다는 비판을 받기에 족하다.

사실 우리나라 은행의 생산성 제고는 절실하다. 우리나라 은행원들은 소득수준을 감안했을 때 미국, 영국, 일본 등의 은행원들보다 최고 두 배 가까이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행의 수익성 등 국제 경쟁력은 금융 선진국에 비해 한참 뒤처지고 있음에도 과도한 소득을 향유하고 있는 셈이다.

금융당국과 은행권, 학계 등이 글로벌 기준에 맞는 은행 생산성 제고 방안 마련에 나서야겠다. 은행이 국내시장에서 예대마진에만 매몰돼 영업할 수는 없을 터이다. 세계시장을 향한 생산성 제고에 힘써야 한다. 안방에서 예대마진에만 눈을 돌리면 글로벌시장에서 도태된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빅 데이터 활용 등을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를 선도하는 은행상을 고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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