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산업 양극화로 반도체를 비롯한 일부 글로벌 경쟁력 있는 업종은 잘 나가지만 대부분 산업은 어려운 상황에 처해 공장을 제대로 못 돌리고 있는 형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자동차와 조선, 철강 등 주력산업이 흔들리면서 제조업이 금융위기 수준으로 식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제조업 생산감소세를 이끄는 것은 자동차와 조선업, 철강산업 등 주력산업이다. 3월 자동차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2.5% 감소했다. 지난해 12월(-29.2%), 올 2월(-19.6%)로 급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조선업 생산은 2013년 5월 -11.9%로 감소세로 전환한 이후 5년 가까이 감소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2월(-32.2%), 3월(-24.6%)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철강제조업 생산도 매달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경제를 이끄는 주력산업의 열세가 이러하니 국내 제조업이 심각한 상황에 처한 건 자명하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있던 2009년 수준인 70.3%에 그치고 있다. 공장 열군데 중 세 곳이 멈춰 선 것이다.

문제는 우리 산업의 근간인 제조업이 근본적 위기에 노출돼 있다는 사실이다. 중국의 성장과 함께 주춤했던 미국과 일본, 유럽의 제조업체들이 다시 부활하면서 '샌드위치' 신세에 처했다. 선진국에 못지않은 인건비 부담을 안고 있으면서도 기술 수준은 아직 격차를 보이고 있는 데서 주요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당국과 업계는 지금과 같은 정책으론 시장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을 인지, 새롭게 전략적 접근을 해야 한다. 선진국들은 제조업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내고 있는 점을 벤치마킹해야 할 것이다. 제조업이 고용과 성장은 물론 위기 대응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독일 경제성장 주역이 ‘히든 챔피언"으로 불리는 1천500여개 제조업체라는 사실이 이를 뒷받침한다.

차별화된 기술자립형 중소기업 육성이 시급하다. 우리는 그동안 대기업 중심의 경제발전을 추진해 대기업과 수직적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중소기업이 대기업에 종속되는 상황이 빚어졌다. 이런 환경에선 히든 챔피언이 나올 수 없다. 제조업은 산업의 뿌리이다.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차, 생명공학(BT) 등 4차산업 혁명시대 유망업종도 그 하드웨어는 제조업에 기반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독일 등 미래형 4차산업에 강한 국가들은 제조업과의 융합을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획기적인 전략 변화를 통해 '제조 코리아'의 위상을 되찾아야겠다. 고용과 성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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