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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LG디스플레이①] '1조클럽' 자축 얼마됐다고…올들어 1천억 손실中 '디스플레이 굴기'로 시장 물량공세 본격화…주력 LCD 가격급락 '타격'
"호실적 시절 대비책 없다 '비상경영' 뒷북만…" 비판
   
▲ 한상범 LG디스플레이 CEO(부회장)이 지난달 26일 열린 LG디스플레이 '2018 전사혁신 목표 필달 결의대회'에서 자사의 한계돌파 대상들을 붙인 55인치 폐 LCD(액정표시장치) 모듈을 망치로 깨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사진=LG디스플레이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반·디'로 불리며 반도체와 더불어 지난해 '수출 한국'의 든든한 효자 노릇을 했던 디스플레이산업이 올해 심하게 흔들리고 있다. 중국의 '디스플레이 굴기(崛起·우뚝 솟음)'가 본격화함에 따라 LCD(액정표시장치) 물량이 대량공급돼 시장가격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LCD가 주력인 LG디스플레이의 타격이 심각하다. 이에 본지는 LG디스플레이의 현황과 문제점 진단을 통해 LG디스플레이 재도약의 가능성을 모색해본다<편집자 주>.

지난달 26일 경기도 파주 LG디스플레이 파주 사업장. 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CEO)은 주요 경영진과 계층별 대표 등 임직원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8년 전사혁신 목표 필달 결의대회'에서 폐LCD 모듈을 망치로 깨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깨진 폐LCD모듈에는 LG디스플레이가 돌파해야 할 한계 대상들이 적혀 있었다.

한 부회장이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백척 높은 대나무 꼭대기에 서 있어 더 나아갈 길이 없어 보이지만 용기를 내어 힘차게 한 걸음 내딛으면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고 헤쳐 나갈 수 있다)'를 모토로 삼고 그동안 변화와 혁신을 강조했지만 LG디스플레이가 지금처럼 절체절명의 위기의 순간에 이른 적은 없었다.

이날 결의대회에서 한 부회장은 "지난 23분기 동안 탄탄대로를 걸어 왔다고 치면 이제는 거센 강을 건너야 하는데 중심을 못 잡고 우왕좌왕한다면 거센 강물에 휩쓸려 떠내려갈 것"이라며 "어렵지만 포기하지 않는 집념으로 끊임없이 변화하고 노력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도약을 하자"고 의지를 불태웠지만 시장 상황은 녹록지 않다.

결의대회가 있기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매출 5조6천753억원, 영업손실 983억원의 영업실적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7조622억원, 영업이익 1조269억원을 달성하며 비수기인 1분기에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자축한 것과는 상전벽해의 급락이다.

원인은 중국 업체들이 자국 정부의 대대적인 지원에 힘입어 '디스플레이 굴기'를 하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상품인 LCD 공급과잉이 일어난 데다 원화강세가 더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203달러(당시 1달러당 원화 1천140원 기준 환산시 약 23만1천400원) 수준이던 TV용 LCD 패널 평균가격은 지난달 144달러(1달러당 원화 1천70원 기준 환산시 약 15만4천원)까지 떨어졌다. 그 결과 LCD가 전체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LG디스플레이는 가격 폭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이에 반해 계열사인 LG전자는 올해 1분기 매출 15조1천283억원, 영업이익 1조1천78억원으로 전통적인 비수기인 1분기 최대 실적이자 2009년 2분기(1조2천438억원) 이후 9년만에 다시 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국내 경쟁업체 삼성 디스플레이 또한 아이폰X(텐) 판매부진으로 중소형OLED(유기발광다이오드)가 직격탄을 맞고 LCD공급과잉으로 마찬가지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 1조3천억원에서 올해 4천100억원으로 비교적 선방했다는 점과도 비교된다.

LG디스플레이가 6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는 결과가 공개되자 시장의 평가도 냉정해지고 있다. 신용평가업체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26일 LG디스플레이의 신용등급(AA)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변경했다. LCD 공급과잉에 의한 판매가격 하락으로 수익성이 저하될 전망이고 대규모 OLED투자로 인한 재무부담이 확대될 예정이어서 중장기 사업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된다는 설명이다. 현재 AA 안정적 전망을 부여하고 있는 한국신용평가와 NICE신용평가 또한 정기평가를 앞두고 있어 해당 신평사들이 등급 전망에 변화를 줄 것인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난해 한때 3만9천600원에 이르던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 실적 감소세와 궤를 같이 하며 하락세를 보이다가 올초 3만원대 초반으로 일시 반등세를 보였지만 이내 내리막길을 계속 걷더니 어느새 2만2천원대까지 내려갔다. 시가총액도 한때 7조원대 후반까지 줄어들었다가 8조원대 초반을 턱걸이 한 형국이다.

이처럼 주가가 급락하자 LG디스플레이 소액주주들이 동요하고 있다. 이들은 단체 채팅방과 온라인카페 등을 통해 회사의 주가 대응이 안이하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3월 소액주주와 간담회를 실시한 데 이어 지난달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경영전략설명회)에서는 소액주주에게 질문 기회를 제공하며 이들의 불만을 무마하는 데 진력하고 있다.

또한 지난 8일에는 한 부회장이 1만7천주의 자사주를 장내 매수하며 책임경영의 의지를 천명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부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지난해 4월 이후 1년여만으로 매입량도 지난해 8천341주의 2배 이상 규모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김상돈 CFO(최고재무책임자)를 비롯해 이방수 경영지원그룹장, 차수열 TV사업본부 산하 부사장 등 고위 임원들이 대거 2천여주씩 자사주를 사들이기도 했다.

아울러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분기 컨퍼런스콜을 통해 투자 조정, 원가 절감 강화 등 비상경영을 통해 LCD수익성 회복과 OLED 경쟁력 강화를 이룸으로써 2분기에 재도약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지난달부터는 팀 복리후생비삭감과 볼펜·A4용지 등의 소모품비·전기비 절감 등 비용요인 최소화에 주력하는 비상경영 3단계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난해 LCD 가격 고공행진으로 실적이 좋을 때도 한 부회장 등 경영진이 백척간두진일보라는 문구를 쓰며 직원들에게 위기의식을 갖도록 강조했지만 정작 경영진이 중국 업체들의 예견된 물량공세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않은 데 대해 사내 여론은 곱지 않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하락세가 시작됐지만 한 부회장의 지난해 연봉이 23억1천400만원으로 전년대비 6.8% 올랐다는 점도 경영진이 비상경영에 따른 고통분담에 좀 더 적극적으로 뛰어 들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를 키우는 데 일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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