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윤리경영을 단기적인 이해관계로만 보지 않고, 장기적인 기업 이미지 구축, 그리고 사회 발전에 대한 공헌이라는 관점을 추가해서 본다면 윤리경영 만큼 투자수익률이 높은 사업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할 수 있다. 윤리경영은 기업이, 경영자가 실천해야 할 본령이요 과제라고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사리가 이러한데 우리 기업은 어떠한가. 부정적 평가가 주를 이룬다. 우월적 지위를 악용한 ‘갑질’ 등이 잘 보여주고 있다. 구조적 개선에 대한 사회적 요구는 갈수록 커지고 있는 요즘이다. 이를 고려해 금융감독원은 먼저 ‘경영진 갑질’에 대해 기업 재무평가 때 반영하기로 했다. 만시지탄이지만 긍정 평가할 만한 정책이다.
올해부터 빚이 많은 대기업집단 재무구조 평가에 해외계열사 차입금과 경영진의 ‘갑질’ 등 일탈행위가 반영된다.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다. 당장 한진 조양호 회장 일가의 갑질이 한진계열 재무구조평가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한진은 주채무계열 순위 12위로 주채권은행은 산업은행이다.
주채권은행은 상반기에 31개 주채무계열의 재무구조를 평가하고 기준점수에 미달하는 계열에 대해선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하게 된다. 종전과 다른 점은 해외사업 위험과 평판위험이 평가에 반영된다는 점이다. 과제는 있다. 금감원이 은행권과 긴밀한 실무 논의를 진행, 은행연합회에서 정하는 ‘주채무계 재무구조개선 운영준칙’을 개정 완료 후 반영하는 일 등이다.
여하튼 기업들이 윤리경영을 강화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중세철학자 벨타사르 그라시안은 젖소의 우유를 짤 때 피가 스며들 정도로 짜선 안 된다고 말했다. 기업 경영진은 그들의 리더십이라는 지위가 하청·협력업체나 임직원 등에게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더 무겁고 큰 윤리적 책임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로벌시장을 선도하는 우량기업에서는 내부 만족,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깊게 고려한 윤리적 가치 실현을 위해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음을 다시금 되새겨 볼 때다. 존경받는 기업인, 세상에 빛이 되는 기업상을 구현하는 길이다.
일간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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