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경영연구원, ICT 교육·역멘토링 등 필요
시니어직원 경험·문제해결능력 활용한 창업도 활발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4차산업혁명 시대 ICT(정보통신기술)을 갖추고 혁신을 주도할 인재의 역할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시니어 임직원들의 역량이 우리 기업들을 디지털 기업으로 나아가게 할 중요 요소로 꼽히고 있다.
지난 2013년 OECD가 국가 간 언어능력, 수리력 및 컴퓨터 기반 환경에서의 문제해결력을 비교한 'PIAAC(국제 성인역량 조사)'를 살펴보면 우리나라 35세에서 54세 집단은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컴퓨터 기반 문제해결역량이 낮았다.
또 직장 내 역량개발을 위한 학습 노력 또한 선진국 대비 상대적으로 미약하며 역량 재교육도 쉽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 내 학습' 지도는 독일과 미국, 일본 등 4차산업혁명 선도 국가 대비 전 연령층에서도 격차가 발생해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디지털 사업 전략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업무 경험을 축적한 기존 시니어 임직원에 대해 ICT기술을 재교육하거나 역멘토링을 경험하게 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미국의 통신회사 AT&T는 오는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기반 무선 네트워크 사업으로 전환한다는 전략을 수립하고 이를 수행하기 위해 임직원 재교육 필요성을 제기했다. 신규 디지털 직무기술 확보 및 성과에 연계하는 인사관리 방식으로 체계를 단순화하고 경력개발체계와 교육육성체계를 개편해 임직원 재교육을 지원했다. 이에 임직원 중 47%가 신규 직업능력 및 기술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 보험회사 AXA는 지난 2014년부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의 일환으로 역멘토링을 적극 추진했다. 디지털 세대가 멘토 역할을 맡아 애플리케이션 사용법과 소프트웨어 사용법을 시니어에게 전수했다. 역멘토링 시행 첫 해에 1천명 이상의 직원이 참여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었다. AXA는 이를 통해 시니어 디지털 마인드 인식 전환에 성공했으며 세대차이를 극복하고 조직 활성화에 기여했다고 자평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시니어 임직원들을 혁신 교육이 필요한 존재로 인식하는 동시에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전문가로 인식하고 있다. 수십년간 쌓아온 네트워크와 성숙한 태도 등을 강점으로 보고 사내 창업 활성화 등에 이들이 갖고 있는 역량을 활용하는 전략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미국 카우프만재단 조사에 따르면 미국 내에서 창업한 55세 이상 기업가 비율이 1997년 15%에서 2016년 24%로 상승했다고 밝혔다. 성공확률도 20대 창업에 비해 두 배나 높았다.
이는 시니어 임직원의 광범위한 네트워크 활용 역량과 축적된 경험 및 기술, 성숙한 태도와 문제해결능력 등 측면에서 기업가 정신을 발휘할 수 있는 장점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4차산업혁명처럼 정보기술을 활용해 지식을 탐색하고 수리적으로 계산하는 '유동적 지능' 기반의 작업능력은 젊은 직원들에게 대체될 가능성이 높지만, '결정적 지능'에 기반 한 통찰력은 지속적으로 임직원이 발휘해야할 중요한 역량 요소이기 때문.
실제 밀크셰이크 영업사원을 하다가 52세에 '맥도널드'를 창업한 레이 크록이 시니어 창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태양광 업체 '패스트테크500(Fast Tech 500)' 68세의 기술 전문가로부터 탄생했다. '리버베드테크(Riverbed Tech)'는 80명의 시니어가 만든 인터넷 네트워킹 기업이며, 게임업체 '팜빌(Farmville)'과 '징가(Zynga)'는 마크 핀커스가 44세에 창업했다.
이에 천성현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주요 사업을 디지털화 하기 위해서는 임직원의 디지털 역량 교육 훈련 프로그램 개발 및 단계별 이수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 연구원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디지털 기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임직원들의 디지털 역량 확보가 관건"이라며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훈련과 시니어 임직원과 ICT활용능력이 우수한 주니어 직원을 매칭하는 역멘토링, 사내 벤처 프로그램 등이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임현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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