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탈감·불안감으로 '취업의지' 상실…구직활동에도 영향
구직자 절반이상 "개인 노력보다 사회 정책 바뀌어야"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구직자 10명 중 8명이 '학습된 무기력(Learned helplessness)'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된 무기력은 극복할 수 없는 환경에 반복적으로 노출돼 이겨낼 수 있는 문제임에도 미리 자포자기하고 어떤 시도나 노력도 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구인구직 플랫폼 사람인이 25일 구직자 647명을 대상으로 학습된 무기력에 대해 조사한 결과 82.5%가 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무기력을 느끼는 원인 1위는 '반복되는 불합격으로 인한 자괴감(48.1%·복수응답)'이었다. 이어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43.6%)', '남들과 비교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38.4%)',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돼서(38.2%)', '경쟁이 너무 치열해서(24.2%)' 등의 이유가 있었다.

학습된 무기력은 구직활동에도 영향을 미쳤다. 응답자 중 절반 이상(53.9%)은 '취업의지가 점점 없어진다(복수응답)'고 답했으며 '아무것도 안하고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어났다(47.6%)'는 이들도 있었다.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하지 않음(45.9%)', '자신감 결여로 입사지원 빈도수가 적어짐(35.4%)', '하고 싶은 일이나 입사하고 싶은 기업이 없어짐(28.1%)' 등의 응답도 이어졌다.

무기력증으로 구직활동을 중단한 적이 있거나 중단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는 응답자는 무려 90.3%였다. 실제로 지난 3월 발표된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비경제활동 인구 중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02만 명에 달했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 된 이후 최대 수치로 특히 20대에서 그냥 쉬었음으로 분류되는 사람은 10년 전에 비해 14.6% 증가했다.

이에 구직자들은 학습된 무기력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적 노력(44.2%)' 보다는 '사회적 정책 및 인식변화(55.8%)'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학습된 무기력은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사회양극화, 청년실업률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민욱 사람인 팀장은 "실패와 좌절에 반복 노출된 구직자들은 자괴감으로 인해 심리적으로 불안정해지기 쉽다"며 "사회적으로 완충작용을 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작은 성공을 위한 목표설정을 통해 성공경험을 쌓는 한편 긍정적인 생각과 스스로를 격려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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