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중앙회·한국블록체인협회, 중소기업 대상 블록체인 설명회 열어
진대제, "정부, ICO 허용·인력 양성 등 블록체인 육성 적극 나서야"
공유경제·무역금융·공급망 관리·구호 등 다양한 활용 방안 제시돼

▲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에서 찾는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이 기조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자금력과 정보의 부족으로 만성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중소기업들에게 4차산업혁명의 핵심 기반기술인 블록체인을 소개하고 이를 활용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모색하는 행사가 열렸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에서 찾는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최근 4차산업혁명을 이끌 변혁의 기술로 각광받고 있는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파급력, 플랫폼 구축 사례를 공유하는 심도 있는 발제가 이어졌다.

첫 번째 기조발제자로 나선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은 '블록체인이 만드는 산업의 미래'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미국·유럽 등 선진국은 가상통화를 투기·위험성 금융자산으로 분류해 거래를 허용하되 투기·불법 거래는 막는 방향으로 규제행정을 펼쳐 나가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가상통화에 대한 정의 확립, 거래소 보안의 강화, ICO(가상통화공개·가상통화 발행을 통한 투자자금 모집)의 허용 등을 통해 그 요소기술인 블록체인 산업생태계가 건전하게 육성되도록 지원하는 한편 관련 기술인력을 적극 양성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이어 '블록체인과 미래의 보안'을 주제로 발표한 김종현 아주대 사이버보안학과 교수는 블록체인 기술의 개괄적인 내용을 소개한 뒤에 블록체인 기술의 강점인 보안성을 활용해 차량·주거 공유, 금융, 국제 난민구호, 공급망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적용 가능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에서 찾는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행사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른쪽 5번째부터 왼쪽으로) 박성택 중기중앙회장, 진대제 한국블록체인협회장, 오세정 바른미래당 국회의원, 우태희 한국블록체인협회 산업발전위원장,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사진=중소기업중앙회


김채미 KTNET(한국무역정보통신) R&D센터장은 '블록체인과 전자무역의 미래'라는 발제를 통해 "세계 경제가 빠르게 디지털화함에 따라 중소기업들이나 1인 창업기업들도 알리바바나 T몰·위챗·페이스북 등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해 제품 생산부터 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글로벌 진출 기회가 크게 확대됐다"며 "이러한 시대 흐름에 발맞춰 올해부터 2021년까지 민·관 공동으로 국가 디지털무역 블록체인 시스템을 구축해 마케팅 계약·외환·보험·물류·통관·결제 등 해외 무역 관련 전 영역에서 중소기업들이 블록체인 기반 첨단 무역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항진 데일리인텔리전스 블록체인사업본부 사업개발이사는 '블록체인 플랫폼-루프체인과 적용 사례'를 통해 "4차산업혁명시대 중요 자원인 데이터는 국경을 뛰어넘어 글로벌하게 유통되고 있는데 '돈'은 여전히 국가가 지정한 법정 통화(Fiat Money)만 활용돼 데이터와 돈의 흐름이 괴리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탈중앙화된 분산거래가 특징인 블록체인을 통해 가상통화 거래가 원활해진다면 국민은행이 지난해 2조6천500억원 영업이익 중 80%가 중간거래 수익인 예대마진인 사례에서처럼 현재 중간거래자들이 얻는 수익의 혜택이 제품의 공급자와 수요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상섭 한국블록체인협회 산업발전위원회 수석전문위원은 '에너지와 블록체인'이라는 발제를 통해 "유럽·미국 등 선진국은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이 15~30%에 이르지만 우리나라는 지난 2016년 기준 7%에 그치는 등 매우 낮다"며 "정부가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량 비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재생에너지 3020이행계획안'을 야심차게 내놓았지만 태양광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 산림이 파괴되는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어 "400여개 업체가 전력 소매 사업에 참여하는 일본, 1천여개 넘는 협동조합이 지역 내 재생에너지를 공유하는 독일, 은퇴자들이 소형 태양광 발전기로 생산한 전기를 공유·판매하는 네덜란드 반데브론시 사례에서처럼 세계는 탈중앙화된 전기 생산·공유체제로 전환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기존 한전 중심의 중앙집중형 전기 생산·배급체제에서 벗어나 다양한 전력 생산자·소비자·중개자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기반 P2P(개인간 거래) 체제를 구축해 환경을 보전하면서 재생에너지 비율을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블록체인협회는 25일 서울 여의도 중기중앙회 그랜드홀에서 '4차산업혁명시대, 블록체인에서 찾는 중소벤처기업의 새로운 기회'라는 주제로 블록체인 컨퍼런스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소기업중앙회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과도한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서문규 코인플러그 블록체인 비즈니스유닛 이사는 '엔터프라이즈 블록체인의 구축 경험'이라는 발제를 통해 "IT세계에서는 '절대'라는 말을 쓸 수 없다"며 "블록체인이 절대 보안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인터넷도 처음 나왔을 때는 기술적으로 문제 많았지만 그 후 계속 개선·발전했듯이 블록체인도 현재 기술이나 솔루션 측면에서 볼 때 기존 플랫폼에 비해 부족하지만 향후 발전 가능성이 높아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밝게 전망했다.

박성택 중기중앙회 회장은 "블록체인으로 인해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커다란 변화가 예상되지만 아쉽게도 가상통화의 위험성에 대한 논의에 치우쳐 블록체인의 잠재력과 파급력이 과소평가 되고 있다"며 "중기중앙회는 블록체인뿐만 아니라 4차산업혁명의 새로운 기술이 중소벤처기업에 장애물이 아닌 디딤돌로 만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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