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없어 편하지만 길어지면 업무에 악영향

사진=게티 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지난 21일 한 중소기업 A사 마케팅팀 사무실 풍경은 보통 월요일과 사뭇 달랐다. 사원들은 평소보다 여유로운 점심식사를 한 뒤 커피숍에 들러 커피 한 잔을 들고 사무실에 들어왔다. 직원들은 모여서 온라인 게임을 즐기기도 하고 인터넷 쇼핑을 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였다. A사의 한 직원은 "오늘은 징검다리 연휴로 무두절이다 보니 평소보다 자유로운 분위기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렇게 자신의 연차시기도 중요하지만 이에 버금가게 기다리는 날은 바로 직속상사의 연차시기다. 평소 상사와 부딪히는 경우가 많을수록 무두절을 손꼽아 기다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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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설레는 날 '무두절'
무두절(無頭節)은 두목이 없는 날로 회사 내에 대표나 팀장 등 상사가 자리를 비운 날을 일컫는다. 직장인들 사이에선 어린이날, 방학으로 불리기도 한다. 직속상사의 출장, 워크숍을 비롯 정식 여름휴가기간 등에 따라 1주일 정도 긴 무두절을 보낼 수도 있다. 

상사가 부재중이면 아무래도 영향을 받게 된다. 점심시간을 더 여유롭게 보내거나 팀별로 간단한 모임이 이뤄지기도 하고 상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일할 수 있어 일의 생산성이 더 높아지기도 한다. 실제 한 업체에서는 전국 97곳에 달하는 업체 지사장들을 일제히 1주일 휴가를 보내 무두절을 만들어줌으로써 직원들이 맘 편하게 휴가 혹은 일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조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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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어지면 악영향
직원들이 무두절을 손꼽아 기다리는 이유는 무두절이 1년에 며칠 안되기 때문이다. 무두절이 잦아지고 그 기간도 길어진다면 업무에 지장을 초래해 조직 자체가 불안정해지고 업무처리가 지연된다. 

상사가 자리에 없으면 처음에는 편하고 좋은 점이 있지만 기간이 길어질수록 업무전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같은 사무실에 있을 경우 바로 처리가능한 일도 전화통화나 문자로 처리해야 돼 업무효율이 떨어진다. 또한 상사가 외부에서 문서로 보고 받고 직접 처리하거나 전화로 지시를 내리면 직원들이 일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어 업무처리능력이 점점 줄어들게 된다. 

현재 무두절이 길어지고 있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곳이 있다. 최근 세종청사의 경우 1년내내 무두절을 보내고 있다. 장, 차관을 비롯해 국장 등 대다수가 국회나 청와대의 각종 회의에 참석해 세종청사에 있는 날이 많지 않다. 주요 회의는 거의 서울에서 열리기 때문에 세종으로 출근을 해도 서울출장이 잦아진다는 것이다. 한 보좌관은 이러한 상황이 오래 지속되면 정부 역량에 안 좋은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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