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승'민주 "오만해 보일까봐", '참패' 한국 "비대위 꾸리기도 정신 없는데" - 미래 "참여 논의 이뤄질 수 있을 지…"

▲ 2018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축구국가대표팀 대한민국-온두라스 친선경기에서 붉은 악마들이 열성적으로 응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일간투데이 김승섭 기자] 지난 13일 치러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제1, 2야당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바른미래당(미래당)의 희비가 극명히 엇갈린 상황에서 각 정당들은 러시아월드컵과 관련해 응원 계획을 아직 세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러시아월드컵과 관련,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은 오는 18일 오후 9시 스웨덴과의 첫 경기를 치를 예정이며 서울 광화문 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는 이른바 '붉은 악마' 군단의 뜨거운 응원전(戰)이 펼쳐질 전망이다.

하지만 '압승'한 민주당도, '참패'한 한국당과 미래당도 TV 관전이나 거리응원전 동참 등 월드컵과 관련한 계획은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15일 일간투데이 취재결과 나타났다.

특히 한국당과 미래당은 당 대표 사퇴 등 내부적으로 공황상태에 빠져 월드컵에 대한 당 또는 지도부 차원의 구상을 하는 것 자체를 엄두내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당의 이경환 부대변인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러시아 월드컵이 열리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스웨덴전이 그날 열린다는 것은)처음 듣는다"며 "(홍준표 대표 등이 사퇴하고)지금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리는 상황인데 그걸 논의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당내 상황을 수습하기 위한 논의가)끝나면 (지도부급)각 의원들에게 건의는 해보겠지만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다"며 난감해했다.

미래당의 상황도 한국당과 별반 다를 바 없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지금 현재로서는 (스웨덴전 응원)일정이 없다"며 "지금은 오늘 저희가 의원총회를 하고, 다른 일정들이 있어서 논의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신 수석대변인은 그러면서 "의원총회를 할 때(얘기는 해보겠지만) 개별적인 TV 관전 정도는 몰라도 당 차원의 거리응원전 참여 같은 거를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광역시도단체장 및 기초단체장, 국회의원 재보선까지 전례없는 대승을 거둔 민주당은 '승자'의 입장에서 '신중 모드'를 보였다.

백혜련 대변인은 통화에서 "지금까지는 특별한 일정이 없는 상황"이라며 "지방선거를 압승한 상황에서 지도부가 (광화문 광장 등에서 스웨덴전을 응원한다는 것이)너무 오만해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백 대변인은 '그렇다면 지도부에 관전을 건의해 볼 의향은 있느냐'는 질문에는 "글쎄요"라며 어려울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홍영표 원내대표도 통화에서 "아직까지는 계획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결국 6·13 지방선거의 후폭풍으로 인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첫 경기인 스웨덴전을 응원하는 자리에서 정치권 인사들을 찾아보기는 힘들 수 있을 것 같다는 예측이다.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