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콘텐츠가 필터 버블이 되는 순간 여론 조작까지 가능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스마트폰이 상용화되며 출퇴근부터 잠들기 전까지 우리는 하루에 수십건의 인터넷 기사와 정보에 노출되는 생활을 하고 있다. 바야흐로 인터넷 정보의 홍수 시대다. 

요새는 개인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정보를 검색하거나 습득하는 경우가 많다. 이 상황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업들은 이용자들이 보다 좋은 환경 속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개인이 좋아하고 자주 보는 것 위주로 보여주는 방식을 선택했다. 

특히 스마트폰은 한 사람이 온전히 사용하는 개인적인 기기로 더욱 최적화된 개인화가 가능해 개개인에 맞는 정보를 간추려 전달하기 쉽다. 

 

사진=게티 이미지뱅크


■ '필터 버블' 명과 암
'필터 버블(Filter Bubble)'은 인터넷 정보제공자가 맞춤형 정보를 이용자에게 제공해 이용자는 필터링된 정보만을 접하게 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지난 2011년 미국 시민단체 무브온의 이사장인 엘리 프레이저가 자신의 저서 ‘생각 조종자들’에서 처음 제시한 개념이다. 이용자가 관심 없는 정보나 싫어하는 정보는 저절로 걸러지고 좋아할 만한 정보만 제공되는 현상이 반복되면서 특정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정보만 받게 된다. 


개인 맞춤형 콘텐츠 추천 시스템은 얼핏 보면 좋아 보인다. 하지만 여기에 뉴스 콘텐츠가 섞이면 부작용이 생긴다. 자신이 좋아하고 보고 싶은 뉴스만 보면 결국 정치, 사회적인 문제에서 고정관념과 편견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대중이 뉴스를 접하는 과정이 전통적인 미디어인 신문, 방송에서 포털, SNS 등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 가면서 부작용은 더 심해졌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에 일어난 드루킹 사건이다. 드루킹 사건은 특정 집단의 이익을 위해 매크로와 같은 알고리즘으로 특정 여론을 필터 버블 시킨 것이다. 

 

사진=게티 이미지뱅크


■ 편향된 뉴스…알고리즘 공공성 중요
지난해 페이스북을 둘러싸고 필터 버블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진 적이 있다. 지난해 세계편집인포럼(WEF)에서 노르웨이 한 일간지 편집장은 "페이스북은 마크 주커버그가 통제하고 있어 중립적인 플랫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6년 페이스북에 전쟁의 공포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1장 게재했으나 페이스북이 사진을 임의 삭제했던 것. 결국 노르웨이 총리까지 항의에 공개적으로 동참하고 전 세계 네티즌도 합심해 페이스북을 비판하자 게재를 허용했다. 

필터 버블의 문제에서 국내 대형 포털인 네이버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달 3일부터 네이버가 뉴스화면 편집을 인공지능(AI) '에어스(AiRS)'에 맡기면서 뉴스추천이 편향적으로 될 수 있어 필터 버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에어스의 뉴스추천 알고리즘은 사용자 선호도에 맞춰 콘텐츠를 추천하는 방식일 뿐 아니라 네이버는 국내 뉴스 유통·소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지난 18일 네이버는 뉴스 기사배열의 방향성을 논의하기 위해 포럼을 열고 AI에 뉴스 편집을 전적으로 맡길 순 없으며 필터 버블을 막기 위해서라도 언론 전문가, 기자 등 사람이 편집 과정에 필요하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사람만 개입할 뿐 자체 알고리즘을 만드는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자의적으로 편집할 여지가 있어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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