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자마자 정보 전달…글자, 옷, 예술작품까지 구별
엣지 컴퓨팅 기술로 빠른 속도…발열 발생·배터리 소모
기능 온전히 수행하는 기기 한정적…일상사용 부적합해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구글이 AI(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해 이미지 인식 기능을 강화시킨 '구글 렌즈(Google Lens)'의 새로운 버전을 발표했다. 그러나 스마트폰이라는 제한적인 환경에서 수행되는 AI분석은 이용시간이 20여분에 불과해 일상화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정보통신기술진흥센터(IITP)가 최근 발표한 '주간기술동향 1851호-AI로 강화된 이미지 검색 기능 구글 렌즈의 가능성과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구글이 지난해 11월 구글 렌즈를 선보인데 이어 6개월 만에 기능을 강화한 최신 버전을 내놓았다.

구글 렌즈를 실행해 꽃을 촬영하자 국화꽃임을 인식했다. 사진=임현지 기자

구글 렌즈는 기본적으로 AR(증강현실) 기능이며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물체에 가져다 대면 이를 식별하고 관련 검색 결과 및 정보를 표시한다. 즉 눈앞에 놓인 물건의 정보를 얻기 위해 글자로 검색하는 것이 아닌 사진을 찍는 것만으로 제품의 이름, 가격, 구입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인식 대상이 글자인 경우 이를 문자로 변환할 수 있는데 명함을 카메라로 찍으면 그대로 주소록에 등록할 수 있고, 길을 걷다가 본 공연 포스터도 읽어 장소나 연락처 등 정보를 추출 할 수 있다. 또 이미지 인식 수준이 높아 예술작품과 콜로세움, 에펠탑 등 랜드마크도 식별 할 수 있어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서비스에도 활용이 가능하다.

이는 AI가상 비서인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계해 작동됨으로 구글 렌즈를 시작하려면 구글 어시스턴트 화면에서 렌즈 아이콘을 터치하면 된다. 애플리케이션(앱)의 형태로도 제공되는데 AI전용 프로세서 등 기기에 종속적인 측면이 있어 기능을 온전히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은 구글 '픽셀2', LG 'G7', 소니 '엑스페리아 XZ2' 등으로 한정돼있다. 

이번 출시된 최신 버전에는 AI 기술이 접목되면서 정확도가 크게 향상돼 주목을 받고 있다. 새롭게 추가된 '스마트 텍스트 선택' 기능은 인식한 글자 중에서 특정 부분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인데 예를 들어 레스토랑 메뉴 중 무엇인지 잘 모르는 요리를 선택하면 구글 렌즈가 그 내용을 설명한다. 외국어로 돼있을 경우 번역도 가능하다. 

또 다른 새로운 기능인 '스타일 매치'는 패션과 가구 등을 제안하는 기능으로 옷을 촬영하면 그 옷과 동일하거나 유사한 디자인의 상품을 제시해주며 곧 바로 구매도 가능하다. 이미지로 유사상품을 제안하는 기능은 아마존 등 쇼핑몰에서도 제공하고 있지만 구글 렌즈는 카메라에서 실시간 포착한 이미지를 영상 분석 한 후 상품을 검색하기 때문에 보다 고도의 기술을 요한다.

구글 렌즈는 이 같은 실시간으로 객체를 파악하는 기술은 바로 '엣지 컴퓨팅(Edge computing)'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클라우드는 중앙집중형 서비스로 데이터가 중앙서버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소요되는 만큼 자율주행, 기후 등 당장 실시간 반응을 필요로 하는 서비스에는 적합하지 않다. 

엣지 컴퓨팅은 가까운 소스를 활용해 스마트폰 안에서 모든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 등의 작업만 중앙클라우드에 맡기는 방식으로 실시간 처리가 가능하며 정보가 한 곳으로 집중될 일이 없어 해킹에도 안전하다. 

이에 스마트폰 내에서 구글 렌즈를 사용하려면 엣지 컴퓨팅이 필수이기 때문에 구글이 자체 개발한 이미지 처리 전용 AI프로세서 '픽셀 비주얼 코어' 탑재가 권장사항이다. 클라우드 상의 AI처리에는 '클라우드 TPU'를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구글 렌즈는 클라이언트에서 실시간으로 연속적인 이미지 분석을 수행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픽셀 비주얼 코어 칩이 표준 프로세서보다 속도가 5배 빨라 높은 부하로 발열이 발생한다. 이에 20분정도만 사용해도 배터리가 바닥나는 문제점이 발생한다. 

이는 픽셀 비주얼 코어를 탑재하지 않은 기기라면 배터리 소모가 더욱 심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일상적인 스마트폰 기능으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스마트폰이라는 크기가 작은 소용량의 디바이스를 AI분석 단말기로 사용하기에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의미다. 

보고서를 작성한 IITP 최신 ICT 동향 컬럼리스트 박종훈 집필위원은 "구글 렌즈는 AI를 통해 이미지 검색의 정확도를 높이고 전자상거래와 곧 바로 연결한다는 점에서 구글의 핵심 비즈니스에 가장 부합한 서비스"라며 "아직 일상화하기에 부적합한 면이 있지만 다양한 용도로 활용 가능하기 때문에 배터리 문제만 해결된다면 이용자들의 일상 속에 녹아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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