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지난 24일, 25일에 한국과 일본의 축구대표팀의 2번째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이 치러진 뒤 각 팀의 운명은 극명하게 갈렸다. 한국은 F조 멕시코전에 2대1로 패하면서 2연패로 벼랑끝에 몰린 반면 일본은 H조 세네갈과 2대2로 무승부를 기록하며 1승1무로 16강 진출이 유력해졌다.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지난 25일 이번 대회 조별리그 2차전까지 결과를 반영해 A조부터 H조까지 출전국들을 대상으로 16강 진출 가능성을 분석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이 F조 2위로 16강에 진출할 확률은 1%였다. 반면 H조의 일본은 81% 확률로 16강에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월드컵이 개최되기 직전까지 우려를 낳던 두 팀이었으나 이번 러시아 월드컵 개막 후 외신들의 평가는 대조됐다. 양국은 월드컵을 앞두고 똑같이 감독을 교체했으나 결과는 달랐다. 심지어 일본은 월드컵을 두 달 앞둔 상황에서 할릴호비치 감독을 경질하고 자국 감독인 니시노 감독을 선임하는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전문가는 그동안 일본은 짧은 패스를 통해서 만들어지는 플레이스타일로 기술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 감독이 외국인으로 바뀌며 스타일 변화가 생겨 혼란이 있던 상황 속에서 다시 국내 지도자로 바뀌며 기존 스타일대로 플레이를 해 적응이 빨랐던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뿐만 아니라 혼다 게이스케(32), 가가와 신지(29) 등 전 감독 하에 찬밥 대우를 받던 베테랑 선수들이 복귀하면서 일본 내에서 ‘아저씨 재팬’ 이란 조롱도 받았다. 하지만 이번 일본 대표팀의 베테랑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면서 여론을 반전시켰다.

한국축구로선 이번 월드컵이 유독 아쉽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월드컵 본선 최다 진출국이자 4강 진출을 해 최고의 성적을 거둔 바 있다. 또한 지금까지 월드컵 본선에서 한국은 항상 일본보다 좋은 성과를 거둬왔다. 지난 1998년 일본은 프랑스 월드컵에 첫 진출했으나 3패로 탈락했다. 한국도 조별리그 4위로 탈락했으나 마지막 벨기에와의 경기에 1대1로 승점 1점을 따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선 한국 4강, 일본 16강 진출을 기록했고 2006 독일 월드컵에선 양국 모두 16강 진출에 실패했으나 한국은 조3위, 일본은 최하위에 머물렀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선 양국 16강 진출,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선 나란히 탈락했다.

한국과 일본의 차이는 '본인의 색채'를 가지고 있는지 여부에 따라 달라졌다. 일본은 감독교체라는 초강수를 둔 뒤 짧은 패스의 플레이스타일을 살렸다. 반면 한국은 신태용 감독 체제로 교체 후에도 특유의 압박공격, 체력 등 한국축구의 강점이 사라졌다. 더 이상 '악으로 깡으로', '졌지만 잘싸웠다' 등의 감성적인 평가만 할 때는 지났다. 바뀌지 않는다면 4년 뒤 월드컵의 전망도 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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