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렬 에너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세계 신재생에너지 산업은 단기적으로 다른 부문과 마찬가지로 국제적인 금융위기와 그에 따른 경기침체의 영향을 받고 있다. 동 산업은 그러나 세계 각국이 추진하는 녹색 뉴딜 정책의 주요 대상 분야로서 중장기 성장 모멘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여건 하에서 세계 주요국은 신재생에너지의 중장기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책, 기술, 사업 또는 수출 분야별로 리더국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 창설로 앞서가는 독일

독일은 덴마크, 스페인 등 유럽국가의 지원을 얻어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Agency)의 창설을 일궈냈다. 미국 일본 등 137개국이 현재 이 기구의 조약에 서명하였고, 6개국은 비준하였다. 이 조약은 25개국이 비준하면 효력이 발생되는데, 동 조약의 제안국은 내년 말을 그 목표로 잡고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는 재생에너지의 이용을 조속히 확대하기 위하여 정책 권고, 기술이전 촉진, 자금조달 권고 등의 활동을 수행할 예정이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1950년대에 창설된 국제원자력기구(IAEA), 1970년대에 설립된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버금가는 국제기관이 될 수 있다.

독일은 재생에너지 보급의 종주국이며 국제재생에너지기구의 창설국으로서 향후 관련 국제 시장에서 상당한 편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독일은 2007년에 국제 태양광 시장의 47%를 차지하였으며, 풍력터빈 시장의 27%를 점유하였다.

◇미국, 재생에너지산업 특허권 확보에 전력

미국은 새로운 정부의 출범과 더불어 경제회생의 중요한 방안의 하나로서 그린에너지산업의 육성을 채택했다. 재생에너지와 관련하여 미국은 조세감면 제도의 연장, 투자재원의 확보, 스마트그리드 프로그램 등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청정에너지와 기후변화 대책의 일환으로 2025년까지 판매 전력의 25%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기 위한 재생전력의무제도의 법적 기반을 마련 중에 있다.

미국 정부의 이러한 방침과 추진에 힘입어 이 나라의 재생에너지 산업계는 여러 가지 발전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에너지기술 관련 분야에서 주목할 만한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동 산업계는 무엇보다도 에너지 및 기후변화와 관련된 자국의 기술특허를 보호하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에너지 및 기후변화 관련 기술특허의 상대적 우수성을 반영한다. 미국 국민(또는 법인)은 2002년부터 2008년 동안에 자국이 부여한 청정에너지 특허의 50%를 소유하고 있다.

에너지 및 기후변화 관련 기술특허와 관련하여 미국 상공회의소, 제너럴 일렉트릭(General Electric) 등 민간부문은 자국 정부의 의견과 달리 관련 특허의 통상적인 권리를 보유하고자 한다. 이에 반하여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등 기후변화 관련 특허를 가급적 폭넓게 국제적으로 공유해야 함을 시사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하원은 민간부문의 의견을 반영하여 지난 6월에 자국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할 수 있도록「국제관계승인법(Foreign Relations Authorization Act)」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이는 개도국이 희망하는 기술이전 개념에 배치되는 것이어서 청정에너지기술 관련 특허권의 행사 범위는 금년 12월의 국제기후 협상에서 커다란 논란거리로 등장할 수 있다.


미국 재생에너지 산업계는 다른 한편으로 재생에너지의 연구, 개발, 시범사업 및 보급과 관련된 특정 기술과 긴요한 투자소요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의견을 수렴 중에 있다. 이를 위해 비영리기관인 미국 재생에너지위원회(ACORE)와 전력연구소(EPRI)는 지난 7월에 여러 가지 기술 분야를 열거한 초안 자료를 제공하였다. 이 자료는 특히 재생에너지가 국제적 요구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에너지, 인간 및 자연 시스템이 조화를 이루는 기술 분야를 적시하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노력은 미국의 기술 우위성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치열해지는 재생에너지 리더십 경쟁… 우리만의 전략 세워야

한편, 한국, 유럽연합, 미국 등 세계 주요국은 경쟁적으로 재생에너지 관련 사업촉진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내년에 제7회 대한민국 그린에너지 엑스포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 엑스포는 우리나라 정부의 지원 하에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가 주최한다. 이 행사는 신기술 발표회, 정책 세미나 및 사업 상담을 주요 내용으로 한다. 우리나라와 유사한 형태로 유럽연합은「에너지의 날(Energy Days)」프로그램을 통해 그린에너지산업 엑스포 행사를 연간 약 20여회 실시하고 있다. 일본은 재생에너지 분야별로 엑스포를 개최하며, 인도는 금년에 제3차 재생에너지 엑스포를 주최하였다.

그리고 2002년도「지속가능개발세계정상회의(WSSD)」선언문의 취지에 따라 국제재생에너지회의(International Renewable Energy Conference)가 2년 주기로 개최되며 이 회의는 대규모의 전시회 및 사업대화 기회를 제공한다. 동 1차 회의는 2004년 독일에서 개최되었으며, 2차는 중국, 3차는 미국이 주최하였고, 그리고 4차는 인도에서 내년에 열릴 예정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국제적 리더십 경쟁은 한편으로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를 통한 지구적 정책협력 및 관련 산업 엑스포는 우리나라에 대하여 긍정적인 경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한편으로 우리나라는 에너지 및 기후변화 관련 지적재산권의 허용 범위에 대하여 광범위하면서도 체계적인 중장기 검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종합적으로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에 대한 국가간 리더십 경쟁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지혜를 모아야 한다.

(칼럼 제공=대한민국 정책포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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