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협, 미·중 통상분쟁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 열어
미국의 대중 무역 제재, 중국 경제·수출 영향 미미해
중국, 무역 경쟁 위해 자국 시장 개방·내수 활성화 예상
국내 기업, 중국 내수 적극 개척해야

▲ 한국무역협회가 4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격화되는 미·중 통상분쟁,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미·중 통상분쟁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를 열었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부장이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욱신 기자
[일간투데이 이욱신 기자] 미·중간의 통상분쟁이 격화되며 우리 수출기업에 끼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국간의 분쟁 조정과정에서 중국이 펼칠 대외개방 강화조치를 중국 시장 진출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철 산업연구원 중국산업부장은 한국무역협회가 4일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격화되는 미·중 통상분쟁,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개최한 미·중 통상분쟁 영향 및 대응전략 세미나에서 이같이 말했다.

조 부장은 "중국 경제가 수출 의존도가 높지만 최근 내수 비중이 증가하고 있고 미국의 수출 제재 대상 품목도 전체 중국의 수출(0.2%)이나 중국 경제(0.4%)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아 그 영향이 미미하다"며 "미국이 중국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품목은 일반기계에 집중돼 있어 우리의 수출 품목과도 상이해 우리의 대중 수출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중간 무역마찰로 중국의 성장률이 둔화되고 외환·금융시장이 불안정해지면 이로 인한 영향이 직접적 영향보다 더 클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우려했다.

이어 "중국은 미국과의 경쟁을 위해 자국 시장을 보다 개방하고 확장적인 통화정책으로 내수시장을 활성화하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며 "우리 부품 및 소재 기업들은 중국 토착 내수 기업 및 글로벌 기업과의 연계를 통해 이러한 정책 변화를 중국 내수 성장의 기회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향후 무역 전쟁 확산에 따른 우리 기업들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생산기지를 선정할 경우 과거와 달리 생산비용뿐만 아니라 통상환경을 고려해 투자를 추진하는 글로벌 공급망 관리가 필요하다"며 "중국이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어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는 쉽지 않겠지만 인도·동남아시아 등 시장 및 생산기지로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지역으로 수출 대상을 다변화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양평섭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세계지역연구센터소장은 "미·중 통상 마찰은 막대한 무역적자를 해소하려는 경제적 목적,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도모하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목적, 글로벌 패권국가로 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미국의 전략적 목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발생했다"며 "양국간의 통상마찰이 중국의 양보를 전제로 해서 미국 중간선거 이전에 상호협상을 통해 해결될 수도 있지만 상호 제재라는 강대강 전략을 펼친 뒤 중간 선거 후 고위급 회담을 통해 타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능성은 낮지만 미국이 '제2의 플라자 합의'에 준하는 수준으로 중국에 위안화의 대폭적인 절상을 요구하게 되면 양국간 무역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며 "우리 기업들은 그에 따른 국제 무역의 급격한 위축에 대해서도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진현 무협 부회장은 "미·중간의 통상분쟁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은 '고래싸움에 낀 새우' 신세"라며 "우리기업들은 앞으로도 계속될 미·중간의 패권 경쟁에서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는 장기적인 생존전략을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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