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부커상의 이모저모와 골든 맨부커상 수상과정, 그리고 소설가 '한강'

사진=맨부커상(Man Booker Prize) 페이스북 캡쳐
 

[일간투데이 정우교 기자] 소설 '잉글리시 페이션트'(The English Patient)가 골든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8일(현지시간) 맨부커상 주최 측은 SNS에 "We are delighted to announce our #ManBooker50 winner is The English Patient by Michael Ondaatje"라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잉글리시 페이션트'는 스리랑카 출신 캐나다 소설가 마이클 온다체의 장편소설이다. 지난 1992년에 출간됐고 그해 맨부커상을 수상했다. 제2차 세계대전 사하라사막을 배경으로 남녀간의 사랑을 다뤘으며 랄프 파인즈, 줄리엣 비노쉬 주연으로 1997년 영화로 제작됐다.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 받아 같은 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9개 부문을 휩쓸었다.

'맨부커상'은 영국 유통 회사인 부커 그룹이 주최하고 맨 그룹이 후원하는 상으로 지난 1969년부터 시작된 문학상 중 하나다. 노벨문학상, 프랑스 공쿠르문학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불리고 있다. 주최 측은 심사위원단에 대해 일관성을 유지하기 위해 작가, 학자뿐만 아니라 시인, 정치인, 배우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한다고 설명했다.

 

사진=맨부커상(Man Booker Prize) 트위터 캡쳐


■ 잉글리시 페이션트 및 주요 후보작

8일(현지시간) 이번 심사과정을 보도한 영국의 더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5명의 심사위원단들은 각각 10년간 수상작들을 할당받아 모든 수상작을 읽었다고 한다. 그 결과, 1970년대에서는 'In a Free State'(1971년 수상), 1980년대에는 'Moon tiger'(1987년 수상)가 선택됐다.

이어 1990년대는 'The English patient'(1992년 수상)였으며 2000년대 후보작은 'Wolf hall'(2009년 수상), 2010년대는 'Lincoln'(2017년 수상)이 꼽혔다. 이들은 지난 5월 26일(현지시간)부터 한달간 공개투표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잉글리시 페이션트'(English patient)는 9천여표를 획득해 골든 맨부커상의 영예를 안았다.

이 책을 선택한 파키스탄 출신 소설가 카밀라 샴지(Kamila Shamsie)는 인터뷰에서 "이 책은 독자들의 내면 깊숙이 침투해 당시 상황을 다시 느끼게 한다", "새로운 놀라움과 경이로움을 느끼게 하는 책"이라고 평가했다.

 

2018 맨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후보에 올랐던 소설가 한강의 '흰'. 사진=맨부커상 홈페이지(themanbookerprize.com) 캡쳐


■ 맨부커상, 그리고 소설가 '한강'

이 상에 대해 우리는 언젠가 들어본 적이 있다. 지난 2016년 소설가 한강이 '채식주의자'로 아시아인 최초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을 수상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당시 한강은 수상자로 지명된 후 자신의 작품에 대해 "인간에 대한 질문들을 붙잡고 씨름하는 소설"이라고 말했다.

한강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보자. 한강은 1970년 광주 출생으로 지난 1994년 1월 서울신문 신춘문예에서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되며 등단했다.

이후 소설 <채식주의자>, <희랍어 시간>, <소년이 온다>, <흰> 등과 시집 <저녁을 넣어 두었다>를 발표했다 [출처 : 소설가 한강 공식 홈페이지]

이중 소설 <흰>은 강보, 배내옷, 각설탕, 소금 등 더럽혀지지 않은 세상의 흰 것들에 관한 이야기 65편을 엮은 소설로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화이트 북(The White Book)'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된 적이 있다. 올해 소설 <흰>은 맨부커 인터내셔널상 최종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당초 맨부커상은 영국 연방국가 출신 작가들의 소설을 대상으로 했다. 이후 2013년부터 작가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영국에서 출간된 영문 소설은 모두 후보가 될 수 있게 됐다. 우승자는 5만 파운드의 상금을 갖게 되고 후보작 작가들도 2천500파운드의 상금과 함께 디자이너가 제작한 도서의 사본을 받게 된다.

이중 맨부커 인터내셔널상은 2005년부터 추가로 제정됐다. 이후 격년제로 운영하다 2016년부터 매년 시상으로 개편됐다. 올해는 한강의 <흰>을 비롯해 총 6편의 후보 중 폴란드 출신의 올가 로카르 추크(Olga Tokarczuk)의 소설 '항공편(Flights)'이 이 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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