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자는 얼굴·학력·경력 모두 공개…반면 기업 정보는 불충분

▲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구직자가 취업준비를 하면서 반드시 거쳐야하는 관문은 바로 '기업정보' 검색이다. 해당 기업의 비즈니스와 비전, 직무, 향후 근로조건 등 다양한 판단 과정을 거쳐야 입사지원을 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채용공고의 정보가 불충분해 입사지원 자체를 포기하는 구직자가 10명 중 6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근무조건과 직무, 급여 등이 명확히 나와 있지 않은 채용정보 때문에 입사지원서를 작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11일 사람인에 따르면 구직자 414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기업정보 파악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60.9%가 '채용을 진행하는 기업이 제공하는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가 불충분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로는 '채용공고에 근무조건·직무 등이 명확하게 기재돼 있지 않아서(73.8%·복수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다. 이어 '연봉·복리후생 등 중요한 정보 제공이 미흡해 입사를 판단하기 어려워서(59.1%)', '기업명·업종 등 단순 정보 제공으로는 입사지원서를 작성하기 어려워서(43.3%)' 등이 있었다.

이처럼 불충분한 기업정보는 입사지원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직자의 69.1%가 불충분한 기업 정보로 인해 입사지원을 포기한 경험이 있었다. 이들이 입사지원을 포기한 이유로는 '기업정보 부족으로 입사 후를 예측할 수가 없어서(62.2%·복수응답)'가 1위였다. 이어 '회사의 성장 가능성을 파악할 수 없어서(40.9%), '생소한 기업 및 산업군이라서(31.8%), '우량기업인지 구별할 수 없어 불안해서(29.4%)', '자기소개서 등을 어떻게 작성해야 할지 파악할 수 없어서(24.5%)'의 이유가 있었다.

지원자가 제공하는 정보 대비 기업의 정보제공이 부족해서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는 구직자들은 77.1%였다. 지원자는 얼굴부터 생년월일, 학력, 경력은 물론 신체정보, 가족사항까지 제공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구직자들은 입사지원 시 필수적으로 제공돼야 하는 기업정보로 '복리후생 등의 근무조건(65%·복수응답)'을 우선으로 꼽았고, '업종·기업형태·사원수 등 기본정보(51.4%)', '직급별 평균 연봉(49.5%)', '직무별 주요 담당업무 소개(48.6%)', '매출액·영업이익 등 재무정보(32.6%)', '현 사업구조 및 기업 비전(31.4%)' 등의 순으로 이어졌다.

실제 '상세한 기업정보의 제공으로 기업의 규모에 관계없이 입사지원을 했다'는 구직자는 67.6%로 충분한 기업정보가 채용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구직자의 73.2%는 평소 기업의 정보를 찾기 어렵다고 느끼고 있었다. 이들이 구직활동을 하면서 기업정보를 가장 많이 얻고 있는 곳은 '취업 포털사이트 및 앱(87.9%·복수응답)'이었으며, '해당기업 홈페이지·공식 SNS 채널(34.1%)', '주변 선배, 친구 등 지인(19.1%)' 등이 있었다.

한 기업의 인사담당자는 "'면접 후 협의' 등 정보가 자세히 기입돼있지 않은 채용공고는 지원자에게 '급여나 복지에 자신 없는 기업', '사내 시스템이 부족한 기업' 으로 보일 소지가 있으며 실제 그런 기업일 가능성이 높다"며 "규모가 있는 기업의 경우는 직무가 많아 하나하나 기입이 어려운 동시에 일단 뽑고 교육시켜서 현업 배치하는 채용 문화가 여전히 남아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자기소개서에 인적사항을 빼는 블라인드 채용이 속속 도입되면서 지원자와 기업 간 정보제공의 갭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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