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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태국과 한국, 재난에 대처하는 자세
   
▲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태국 동굴 속에 고립됐던 유소년 축구단원들이 마침내 전원 구조됐다.

지난 10일(현지시각) 저녁 태국 해군특수부대 네이비실은 페이스북을 통해 12명의 소년과 코치가 모두 동굴 밖으로 나왔으며 전원 안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소식을 들은 전 세계인들도 함께 안도하며 박수를 보냈다.

지난달 23일 태국 유소년 축구팀 '무빠(야생 멧돼지)'와 코치는 치앙라이에서 훈련을 마치고 인근 탐루엉 동굴을 관광하러 들어갔다 갑자기 내린 비로 수로의 물이 불어나면서 고립됐다.

이들을 구조하는 작업은 순탄치 않았다. 캄캄한 동굴에서 앞을 분간할 수 없을 만큼 탁한 흙탕물로 가득한 침수구간을 뚫고 수영과 잠수에 익숙치 않은 소년들을 데리고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전원 무사 구조될 수 있었던 것은 에까뽄 찬타웡 코치(25)의 빛나는 리더십과 희생정신이 큰 부분을 차지했다. 에까뽄 코치는 수도승 경험을 바탕으로 명상을 통해 소년들이 체력을 비축하고 두려움을 극복할 수 있게 했다.

또한 본인은 소년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음식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 소년들에게 과자 등을 나눠먹게 하는 등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힘썼다. 아무것도 섭취하지 못해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의사도 코치를 가장 먼저 구조하려고 했으나 결국 동굴에서도 가장 마지막으로 나왔다.

에까뽄 코치는 구조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소년들을 기다리는 가족에게 죄송하다며 아이들을 끝까지 책임지고 돌보겠다는 편지를 써서 전했다. 극한 상황에서도 헌신적인 리더의 모습을 보인 에까뽄 코치를 통해 대한민국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가 가장 많이 떠올랐을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참사에서 속옷차림으로 가장 먼저 배에서 탈출한 이준선 선장을 비롯한 항해사와 기관장. 배가 기울자 이 선장은 움직이지 말고 기다리라는 안내방송을 내고 본인이 가장 먼저 탈출했다.

코치의 리더십과 더불어 구조과정 및 언론의 성숙한 대처도 돋보였다. 구조본부장이자 전 치앙라이 주지사의 정책에 따라 구조 진행시 구조자 신원을 밝히지 않고 진행했다. 태국 방송사 타이TV에 따르면 첫날 구조가 시작된 뒤 구조자 신원을 공개할 경우 남은 소년들의 가족에게 영향을 끼칠 수 있어 현장을 비롯해 언론까지 철저히 통제하며 구조에 집중했다.

소년들의 가족을 배려해 생존자의 신원을 밝히지 않은 현지 언론의 행보는 구조 생존자와 희생자의 모든 것을 앞다퉈 보도하는 국내 언론과 대비됐다. 국내에서는 재난이 발생할 경우 처참한 현장 및 가족들이 오열하는 모습 등 자극적인 장면을 그대로 노출하며 국민들의 걱정과 우려를 키웠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태국 소년들이 구출되는 과정을 통해서 우리나라도 정부와 언론, 국민들이 재난 발생 시 대응방식에 대해 깊은 책임의식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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