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173억 달러…6% 증가 그쳐
"수주액 늘었지만 가시적인 회복세로 볼 수 없어"

▲ 이란 사우스파스 4·5단계 가스처리시설 전경. 사진=현대건설
[일간투데이 송호길 기자] 올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이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가시적인 회복세로 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국제 유가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중동 시장에서의 부진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11일 해외건설종합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액은 총 173억 달러로 전년동기 163억 달러보다 약 6% 상승했다.

지역별로는 아시아에서 전년대비 24억 달러 증가한 89억9천 달러를 기록해 전체 수주의 절반(51.9%)가량을 차지했다. 반면 지난해 90억 달러를 기록했던 중동에서는 65억2천만 달러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들 지역을 제외한 북미 및 태평양, 유럽 등 기타 지역의 수주 규모는 18억 달러로 전체 수주의 10.4%를 차지했다.

공종별로 보면 플랜트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감소한 반면에 토목과 건축 부문은 증가했다.

플랜트 부문은 92억5천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약 23억 달러 감소했으며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53.4%로 전년대비 17.3% 하락했다.

건축 부문은 36억5천억만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1억7천만 달러 증가해 전체 수주의 21.2%를 차지했으며 토목 부문은 전년동기 대비 11억7천만 달러 증가한 38억5천만 달러를 기록했다. 기타 공종의 비중은 전체 수주의 3.2%에 그쳤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해외건설 수주액은 52억 달러로 전년대비 80%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성장세가 대폭 둔화해 지난 2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손태홍 건산연 연구위원은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실적도 지난 2년과 비교해 가시적인 회복세를 확인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올해 수주가 전년 대비 한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하는 데 그칠 경우 지난 2014년 시작된 수주 감소세는 4년 연속 이어지게 된다"고 분석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지난해 원유 바스켓 가격이 지난 2016년 대비 배럴당 11.67달러 증가했지만, 중동 시장에서 국내 건설기업의 수주 상황은 개선되지 못했다.

손 연구위원은 "국내 건설기업의 주력 시장과 상품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국제유가 회복에도 불구하고 연초의 수주 증가세가 대폭 둔화했다"며 "사우디 원전 건설공사의 사업자 선정도 내년으로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 2018년 수주는 전년 대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상반기 해외건설 수주 1위 건설사는 총 48억5천840만 달러를 수주한 삼성엔지니어링이 차지했다. 이어 SK건설(27억2천912만 달러)과 삼성물산(25억1천641만 달러), 현대엔지니어링(15억1천883만 달러)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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