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돌린 회로기판 기술 들고 中기업에 이직하려다 ‘덜미’

▲ 애플 로고. 사진=EPA/연합뉴스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애플 전 직원이 중국 자동차기업으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자율주행차 기술 등 애플의 영업기밀을 빼돌리려다 체포된 사실이 알려졌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중국인 엔지니어 장샤오랑이 자율주행차 회로기판의 비밀 청사진을 자신의 개인 PC에 다운로드하는 등 애플 영업기밀을 훔친 혐의로 기소됐다고 지난 11일(한국시각)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FBI가 법원에 제출한 기소장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2015년 12월 자율주행차 프로젝트에서 하드웨어 개발 엔지니어로 입사했으나 올해 4월 아이가 태어났다며 출산휴가를 신청한 뒤 가족과 함께 중국에 갔다.

이후 4월 말 애플로 복귀해 '모친이 아파 중국으로 돌아가겠다'고 사직서를 제출했다. 장씨는 중국으로 돌아가면 자율주행 개발업체인 '샤오펑 모터스'에서 일할 예정이라고 상사에게 보고했다.

보고받은 상사는 이를 수상히 여겨 사내 보안팀을 통해 장씨가 비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했으며 출산휴가 기간인 4월 28일에 애플 캠퍼스(사옥)에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또한 당일 장씨는 애플 자율주행차 하드웨어 실험실에서 회로기판과 컴퓨터 서버를 들고 나오는 모습이 CCTV 영상에 담겼다.

애플에서 신고를 받은 FBI는 지난달 장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한데 이어 지난 7일 새너제이 공항에서 중국으로 출국하기 직전에 그를 붙잡아 조사에 착수했다.

조사 과정에서 그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애플 자율주행차량 인력이 밝혀졌다. FBI에 따르면 애플 직원 13만5천여 명 중 자율주행차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직원은 5천여 명이다. 이 중 핵심인력 2천700여 명은 비밀 데이터베이스에 접근할 수 있다.

장 씨는 회사 측에 "애플 내에서 새 보직으로 옮기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해 하드웨어를 가져간 것"이라고 해명했다.

애플 측은 성명을 내 "애플은 기밀과 지적재산의 보호를 매우 중요시 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당국과 협력하고 있으며 연루된 사람들이 책임을 질 수 있게 가능한 모든 일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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