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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日 물론 中 기술까지 쫓아가야 하는 신세
인류는 문명사적 전환기를 맞고 있다. 큰 흐름은 모든 것이 하나로 연결되고 융합되는 지능정보사회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리 일상생활에 혁명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대혁명'의 시대,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현실이 이러함에도 우리는 시대흐름을 적극적으로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구미와 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산업화에 늦어 20세기를 '비운' 속에 보냈다. 그나마 20세기 후반 선진국을 빠르게 추종한 패스트 팔로우 역을 충실히 수행, 이젠 선진국 문턱에 있게 됐다. 그렇다면 21세기는 우리가 선두에서 이끄는 퍼스트 무버 국가가 돼야 함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한 것이다.

4차 산업혁명에서 중국이 일본과 어깨를 견주는 수준에 올라선 반면 한국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이 미국·중국·일본의 무대가 된다면 기술마저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바이오와 드론·블록체인·인공지능(AI) 등 12개 기술 경쟁력을 조사한 결과, 한국 기술경쟁력(평가 점수 100)은 중국(108)에 뒤처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이 미국(130)과 일본(117)은 물론 중국의 기술까지 쫓아가야 하는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실상이 이렇다보니 자연 5년 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중국은 113점으로 일본(113점)과 같은 수준에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중국은 이미 AI, 우주 기술, 3차원(3D) 프린팅, 드론 기술에서 한국을 크게(30∼40) 앞선 것으로 평가됐다. 3차 정보기술(IT)혁명을 주도했던 한국이 4차 산업혁명에서는 그동안 후발국가였던 중국에 한참 뒤질 것이라는 얘기다. 현실화된다면 참담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한국무역협회가 유엔 무역통계(2016년 기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서도 한국이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주요 7개 품목 중에서 선두를 달리는 분야가 전혀 없었다. 미국은 항공우주·전기자동차·첨단의료기기 분야에서, 중국(홍콩 포함)은 시스템반도체·차세대 디스플레이·리튬 2차 전지 분야에서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우리의 연구개발(R&D) 투자가 급격히 줄어 든 데에서도 찾아 볼 수 있다. 정부가 신성장 기술 사업화를 위한 시설 투자 기업에 대해 법인세의 최대 10%를 공제해 주는 제도를 2017년 도입했으나 이를 신청한 기업은 전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된 게 뒷받침하고 있다. 통신 등 서비스 업계는 서비스와 제조의 융복합을 핵심으로 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제조업 위주의 낡은 사고방식'에 갇혀 서비스 업종을 차별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당국은 신성장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제조와 마찬가지로 신성장 세제 지원이 필요하다는 업계 주장에 귀 기울여야겠다.

당장 정부 예산부터 제대로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R&D가 2년 만에 줄어든 게 잘 보여주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 곧 다보스포럼에서는 우리나라의 제4차 산업혁명 준비도를 세계 129개국 중 경쟁국에 뒤진 25위로 평가한 바 있다. 이런 실정에서 과학기술 R&D 예산마저 줄어들면 선진국과 격차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우리는 제4차 산업혁명을 제대로 이해하고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4차 산업 준비도가 우리의 미래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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