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기업가치 10억 달러 신생기업 20개 창출 목표
일본 정부, 비약 넥스트 엔터프라이즈·제이스타트업 운영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간투데이 임현지 기자] '스타트업 불모지'라고 불렸던 일본이 최근 스타트업을 미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삼고 정부 지원 확대와 기업투자 촉진, 사회적 인식 개선 등 활성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국무역협회(KITA)가 최근 발표한 '트렌드 브리프-오픈 이노베이션으로 활성화되는 일본 스타트업 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비약 넥스트 엔터프라이즈(HIYAKU Next Enterprise)와 '제이스타트업(J-Startup)' 운영 등을 통해 4차 산업혁명 기업 육성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비약 넥스트 엔터프라이즈는 아베 신조 총리가 실리콘밸리에서 발표한 '실리콘밸리와 가교 프로젝트' 및 '일본재흥전략 2016' 사업의 일환이다. 이에 선발된 4차산업혁명 관련 스타트업은 실리콘밸리와 싱가포르 등 글로벌 스타트업 거점을 방문해 현지 진출 일본 기업 및 투자자와의 네트워킹을 통해 해외진출 기회를 모색한다. 

제이스타트업은 지난 6월 일본 경제산업성이 오는 2023년까지 20개의 유니콘 스타트업 창출을 목표로 하는 육성 프로그램이다. 유니콘 스타트업이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1조원) 이상인 기업을 말한다. 지난해 기준 일본의 유니콘 스타트업은 '메루카리(Mercari)'와 '프리퍼드 네트웍스(Preferred Networks)' 2개뿐이지만, 차세대 유니콘으로 추정되는 약 9천만 달러 이상의 스타트업은 22개에 달해 향후 전망은 긍정적이다. 

제이스타트업에 선정되는 회사는 대기업과 벤처캐피탈, 엑셀러레이터 등의 서포터즈 및 정부 관계부처로부터 종합지원을 받을 수 있다. 또 핀테크와 AI(인공지능), 빅데이터, IoT(사물인터넷), 스마트시티 분야 등 신사업 스타트업은 신규 비즈니스 모델 검토기간 동안 규정 및 규제 준수 의무가 면제되는 '규제 샌드박스'를 적용받는다. 

일본의 스타트업 투자는 미국과 중국에 비하면 규모가 작지만 대기업을 필두로 투자 규모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투자 유치액은 총 2천710억엔으로 지난 2012년 636억엔과 비교하면 4배가 증가했다. 

도요타의 경우 일본 AI 스타트업 '프리퍼드 네트웍스(Preferred Networks)'와 공동연구에 착수해 지난해 약 105억엔을 투자하기도 했다. 일본 통신 기업 KDDI는 'KDDI 무겐라보'라는 스타트업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소프트뱅크스는 초기 아이디어의 상품화 플랫폼인 '플러스스타일(+Style)'을 구축하고 IoT 중심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상품기획-크라우드펀딩–판매' 과정을 종합 지원하고 있다. 

특히 핀테크 분야의 일본 스타트업은 금융기관들과의 폭 넓은 파트너십을 통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미즈호 은행은 스타트업의 데이터 사용을 허가하는 '오픈 뱅크 API'를 채택했으며 다른 금융기관들도 신생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핀테크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있다.

대기업 뿐 아니라 대학교와 스타트업이 상호 협력하는 오픈 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도 활발하게 진행 중에 있다. 도쿄대 주도의 스타트업 펀드인 '유도쿄 IPC(UTokyo IPC)'는 도쿄대 교토대, 오사카대, 도호쿠대 등 4개의 국립대 출자로 설립돼 투자를 활성화 하고 있다. 2004년 설립된 도쿄대 벤처캐피탈 'UTEC'는 이공계열의 기술경쟁력을 활용해 우수 기술 스타트업 육성을 지원하고 있다. 

김보경 KITA 무역전략실 연구원은 "일본은 역량 있는 대학교 및 대기업이 스타트업과의 협업을 통해 오픈 이노베이션을 중심으로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다"며 "우리나라도 개별 스타트업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보다는 생태계의 선순환 창출에 주안점을 두고 대학교, 대기업 등과 스타트업 간의 협업 확대 및 규제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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