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매직' 베트남, 4강 올라 김학범호와 한국인 지도자 더비 성사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결국 '항서 더비'가 성사됐다. 대한민국과 베트남 남자 축구팀은 결승티켓을 놓고 4강전에서 맞대결을 펼친다. 대한민국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축구대표팀은 지난 27일 열린 8강전에서 우즈베키스탄과 연장끝에 4-3으로 승리해 4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펼쳐진 다른 8강전에서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도 시리아를 상대로 연장 혈투끝에 1-0으로 준결승에 올르면서 사상 첫 아시안게임 4강 신화를 창조했다. 

 

대한민국 김학범 감독(왼쪽)과 베트남 박항서 감독(오른쪽). 사진=연합뉴스


■ 지략가 김학범 vs 박항서 매직…한국인 지도자 맞대결

두 팀의 대결이 이뤄지며 한국인 지도자들 간의 맞대결이 성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국제 스포츠 대회에서 한국인 지도자들은 주로 양궁이나 태권도 등의 종목에서 만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축구 경기에서는 보기 드문 광경이다. 게다가 김학범 감독과 박항서 감독은 과거 K리그에서도 자주 만나고 친분이 있는 사이다. 

과거 K리그 경기시 김학범 감독은 성남 일화와 강원FC, 성남FC를 이끌고 경남FC, 전남 드래곤즈, 상주 상무를 맡았던 박항서 감독과 리그에서 총 10번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에는 김학범 감독이 8승1무1패로 압도적으로 앞섰다. 

 

27일 오후(현지시간)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남자 축구 8강 베트남과 시리아의 경기. 연장 승부 끝에 1-0으로 승리한 베트남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 원정 응원단을 향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무실점 전승 베트남 vs 공격축구 한국
'박항서 매직'으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베트남 축구팀의 성과 중 눈에 띄는 부분이 있다. 바로 5경기 모두 무실점이라는 것. 현재 4강에 오른 팀 중 베트남이 유일하다. 이는 단순히 운으로 여기까지 올라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한다. 박항서 감독은 선수 개개인의 역량보다는 단단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를 통해 상대의 공격을 무력화시켜왔다. 

지난 8강전 경기에서도 시리아는 베트남을 상대로 모두 16개의 슈팅 중 절반에 가까운 7개의 유효슈팅을 기록했지만 1개도 골로 이어지지 못했다. 반면 베트남은 4개의 유효슈팅 가운데 연장전에 1골을 성공하며 4강행을 확정하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대한민국의 경우 이와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번 대회 5경기에서 14골이나 성공시키며 팀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특히 와일드카드로 뽑힌 황의조는 혼자 8골이나 터뜨리며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하고 있다. 황의조 외에도 손흥민, 이승우, 황희찬 등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 멤버를 비롯해 막강한 공격수들이 골문을 열 준비돼 있다. 

 

27일 오후(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자와바랏주 브카시의 패트리엇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경기. 황희찬이 패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환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승리를 위해서는
말레이시아전과 우즈베키스탄 경기에서 드러났듯이 대한민국 축구팀이 아무리 막강한 공격력을 가지고 있어도 수비라인의 재정비가 수반돼야 우승이 가능하다. 말레이시아전과 우즈베키스탄과의 8강전에서 드러났듯이 수비라인이 상대의 공격 한 방에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8강전의 경우 우즈베키스탄의 유효 슈팅 6개 중 절반인 3개가 골로 이어져 주전 골키퍼 조현우의 부상으로 인한 공백도 크게 다가왔다.

베트남은 현재 한국으로선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다. FIFA랭킹은 한국이 57위, 베트남이 102위다. 그동안 아시안 게임을 포함한 두 U-23 대표팀끼리 대결은 한국이 4전 4승으로 절대적인 우위에 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누구보다 한국을 잘 아는 박항서 감독 자체가 큰 변수가 될 수 있어 한국은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해야 한다. 

한편 두 사령탑의 한판승부는 29일 오후 6시(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와바랏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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