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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부채 1천500조 시대의 '엇갈린 明暗'-중] 앉아서 이자버는 은행, 언제까지 웃을 수 있나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日대형은행 수익 '반토막', 자회사 설립 등 노력으로 예대마진 축소 '정면돌파'
   
▲ 지난달 28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주택시장안정을 위한 가계부채관리점검회의 장면. 사진=연합뉴스

국내 가계부채가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1천500조원에 육박한다는 보고가 나오면서 정부는 대책마련에 몰두했다. 반면 금융권들은 부채증가에 따른 이자수익이 급증하면서 표정관리에 노력하는 모양새다. 이에 국내 금융회사들이 왜 이자이익 중심의 영업을 올인하는지 집중 조명했다. <편집자 주>

[일간투데이 이범석 기자] 국내 금융사들이 이자 장사 중심의 영업을 하는 원인을 살펴보면 주요 금융지주사의 대형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이 전체 이자수익의 80%에 달한다. 즉, 주로 4~5개 금융지주사 계열의 은행들이 대출 시장을 대부분 선점하고 있어 은행 간 서비스 경쟁을 제대로 하지 않아도 소비자를 빼앗기지 않는 구조다.

한국신용평가(KIS)의 국내 은행 전체의 대출금 시장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이 13.9%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우리은행(13.3%)과 KEB하나(12.6%), 신한(12.4%)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이들 국내 4대 시중은행이 전체의 52.2%(2015년 말 기준)를 차지한 반면 SC, 씨티 등 외국계 은행은 물론 부산, 대구 등 주요 지방 은행들도 2% 이하를 밑돌았다.

은행연합회가 공개한 국내 주요 4대 시중은행의 글로벌 부문 당기순이익은 2015년 6천923억원에서 2016년 7천400억원, 지난해 8천651억원으로 매년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이는 지난 3년간(2015~2017)의 연평균 성장률이 11.8%에 달했다.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지난해부터 영업을 시작했지만 대출 시장에서 주요 은행의 경쟁 상대가 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반면 미국은 상업은행 수만 5338개(미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달한다. 다양한 신탁이나 자문 서비스를 개발하지 않으면 바로 고객을 잃어버리는 철저한 경쟁 시장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일본역시 미쓰비시UFJ 금융그룹, 미즈호 파이낸셜그룹, 미쓰이스미토모 파이낸셜 등 대형 은행들이 있지만 지방 은행을 포함하면 100개가 넘는 은행(113개·2016년 말 기준)이 영업하고 있고 일본 전역에 분포돼 있는 은행 지점은 1만1천192개에 달해 국내 은행(6천400여개)의 두 배에 육박한다.

■ 금융권, 부실채권 장기화 대비해야

미쓰비시UFJ, 미즈호 등 일본 5대 은행의 지난해 회계연도 상반기(4~9월) 결산 결과를 보면 영업이익이 1조1천146억엔(약 10조6천900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28%가 급감한 것으로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예대마진 축소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미즈호 은행 역시 수익성 지표인 자기자본이익률(ROE‧자기 자본에 대한 이익 비율)이 2013년 15%대까지 올라 호황을 누리다가 2015년에는 7%대로 반 토막 났고, 현재는 수익성 악화로 경영난에 봉착한 상태다.

특히 미즈호은행은 지난해 6월 블루 랩(Blue Lab)이라는 핀테크 회사를 설립해 신사업을 통한 수익 창출을 꾀하면 예대마진 축소를 정면돌파 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블루 랩은 주로 4차 산업혁명 분야의 디지털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2020년 도쿄 올림픽에 대비해 숙박공유 업체인 에어비앤비(Airbnb)와 업무 제휴를 통해 숙박시설 관련 투·융자를 추진하는 업무를 주요핵심으로 삼는 업체다. 숙박 사업자들에게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핀테크 기술을 갖춘 자회사를 설립한 셈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금융전문가들은 “국내 금융사들은 경기 불황에도 사상 최대의 흑자를 유지하고 있지만 일본 금융사의 이 같은 노력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는 불황이 대출채권의 부실화로 이어지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경제 상황이 좋아지지 않으면 대출이자를 내지 못하는 채권자가 많아져 금융사의 수익성이 급락하는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은행연합회는 “최근 10년간 이자이익 증가 규모를 분석한 결과 연간 이자이익 증가율이 대출채권 증가율에 견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특히 수익 다변화를 꾀하기 위해 진출한 해외시장의 경우 올 상반기 글로벌 부문 순이익만 전년 대비 5% 늘어난 5천272억원을 기록해 올해 사상 최초로 1조원 이상의 순익 달성 가능성도 전망되고 있다”고 해명했다.

또한 “시중은행들이 호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은 은행들이 정부의 신(新)남방정책에 적극 호응하며 적극적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함과 더불어 은행·지역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은행권은 항공기금융과 부동산 인프라, 구조화금융, 사회간접자본 등의 대체투자 사업에도 적극 진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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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범석 기자 news4113@dtoday.co.kr

경제산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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