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획취재팀 홍정민 기자
[일간투데이 홍정민 기자] "횡단보도에 정차합니다."

지난 4일 오전 경기도 성남 판교 제2테크노벨리에서 자율주행버스가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운전자없이 차량 스스로 모든 상황을 판단하고 움직이는 레벨4의 자율주행차로 차 안에는 핸들, 엑셀, 브레이크 등 수동 운행에 필요한 장치 대신 차량 사물통신 기술인 차량사물통신(V2X)이 구축돼 있다.

막상 시범운행을 한 결과 아직 상용화되기엔 보완해야 할 점이 많았다. 횡단보도 앞에선 "횡단보도에 정차한다", 통과할 땐 "통과한다"고 방송했다. 옆 차선 차량이 끼어들자 자율주행버스는 급정지했다. '좌측 차선변경'을 안내했으나 왼쪽에 다른 차량이 다시 끼어들자 원래 차선으로 돌아왔다 차선을 옮기기도 했다.

운전자의 개입없이 안전하게 운전하는 것은 쉬운일이 아니다. V2X 기술을 도입해 각종 정보를 차량에 전송해 실시간 도로상황을 파악해도 작은 실수 하나가 탑승자나 보행자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다.

자율주행차가 시범운행된 이후 해외에서 각종 사고가 발생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정적인 인식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 우버의 자율주행차가 무단횡단하던 보행자를 치어 결국 숨지는 사건이 발생돼 우버는 시범운행을 중단했다. 테슬라도 지난 3월 모델X 차량이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아 운전자가 사망했고 이어 모델S 차량도 도로에서 이탈해 연못에 빠지며 운전자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했다.

자율주행차량의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하며 안전성에 대한 사람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날씨와 도로상황 등 돌발변수에 대한 대응이 어려운 기술과 자율주행에 대해 아직 정해지지 못한 법규 등의 상황 속에서 무리하게 자율주행을 시행하게 된다면 국민들의 거부감은 심해질 수 있다.

충분한 시간과 지원을 통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한다면 이는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것이다. 인건비 감소를 비롯 교통 소외지역에 무인 자율주행 버스를 배치해 운전자부터 탑승자까지 발생하는 다양한 혜택이 존재한다.

하지만 갑자기 등장한 보행자를 피할 수 있을 만큼 자율주행 시스템이 개발돼 있지 않는 한 운전자 없는 자율주행 차량의 상용화는 불가능하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오는 202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를 목표로 삼고 있다. 자율주행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기술을 서둘러 도입해 운행하기 보다 시기가 조금 늦어지더라도 충분한 성능과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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