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칼럼
[유나연의 법고창신] 통일비용
  • 황종택 주필
  • 승인 2018.09.09 15:44
  • 19면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카카오스토리
구글+
네이버 밴드
네이버 블로그
네이버 폴라
핀터레스트
URL 복사
'평화(平和)'는 인류가 오랜 동안 지닌 꿈이다. 그 꿈의 실현이 쉽진 않다. 하지만 전쟁이 초래하는 공멸 아닌 상생을 위한 인류 공존의 지혜이기에 꿈꾸는 것이다. '손자병법' 모공(謨功)편은 잘 말해주고 있다.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걸 최고라 하지 않는다. 싸우지 않고 상대 병력을 굴복시키는 게 최고다.(百戰百勝 非善之善者也 不戰而屈人之兵 善之善者也)"

한반도 안보 상황이 분수령을 맞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의 친서를 들고 북한을 방문한 남측 특별사절단이 오는 18∼20일 평양에서 남북정상회담 일정을 합의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거듭 확약하면서 북·미 간 비핵화·종전선언 및 평화체제 협상 진전 가능성도 초미 관심으로 대두됐다.
자연스럽게 남북통일과 통일 비용 준비가 화두다. "분열이 오래되면 반드시 통합되고, 통일이 오래되면 틀림없이 찢어진다.(分久必合 合久必分)"고 했다.

'분구필합'이란 역사법칙은 분단 70년의 한반도에도 평화통일에의 희망을 갖게 한다. 통일과 평화에 대한 논의가 어느 때보다 활발해지는 때이다. 하지만 통일은 공짜가 아니다. 특히 통일을 위해 천문학적인 '통일비용'이 소요된다는 점도 넘어야 할 산 중에 하나다. 통일비용이란 통일 이후 남북한이 하나의 통합 국가로서 정치 경제 사회 시스템을 안정화하고 정상 운영되기 위해 부담하는 비용을 뜻한다.

■'평화 비용'…500억~5조 달러 추계

통일비용은 추정 방법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통일비용 개념은 서로 다른 이질적인 남북 두 체제가 통합돼 하나의 체제로 안정된 상태에 이르기까지 소요되는 일체의 비용을 의미한다. 국내외 학계나 기관들의 추정치는 통일기간과 추계방법 등에 따라 500억~6천700억달러(2005년 미국 랜드연구소), 2조~5조달러(2010년 피터 백) 등으로 천차만별이다.

통일과정의 혼란 극복을 위한 위기관리비용, 통일 후 남북 간 제 분야의 통합비용, 북한의 GDP(국내총생산)를 일정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필요한 투자비용의 3가지를 주요 요소로 꼽는다. 경제적 비용의 측면에서 보면, 이 세 가지 중 북한의 경제적 자생력을 나타내는 GDP 혹은 1인당 GNI(국민소득)를 통일 이전 단계에서부터 키워나가도록 하는 것이 남북 양측에 플러스 요인이 된다는 것이 그간 경제관련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분석이다.

1990년 10월 3일 통독 당시 서독의 1인당 GNP는 동독의 2.5배에 불과했지만 현재 남북한의 1인당 GNP 격차는 약 20대1에 이른다. 동서독 통일의 경험은 충분한 사전준비와 투자가 필요하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 그렇다. 한반도 통일 이후 통합비용을 줄이는 것은 통일 이전 남북한 간의 경제적 격차를 최대한 줄이는 데 있음을 알 수 있다. 통일 이전 단계에서 경제협력 증대와 통일 이후 경제통합 방식이 북한 경제의 자생력 확대에 중요한 요건이기에 통일비용은 줄어들 수 있는 것이다. 차분하게 통일비용 마련에 나서야 한다.

■통독 사례 비춰 차분하게 준비를

물론 급격한 통일은 큰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남북 주민 간 소득과 생활상, 의식 차이에서 오는 이질감 해소도 큰 과제일 것이다. 그러나 통일의 정치 사회 문화적 가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리라는 건 불문가지다. 경제적 가치는 물론이다.

2009년 발표된 골드만삭스는 보고서에서 남한과 북한이 통일되면 통일로부터 30~40년 내에 대한민국이 독일, 일본을 추월해 미국, 중국을 잇는 세계 3위 경제 대국이 될 것이라 예측했다. 다소 신뢰성에 문제가 있다고 해도 남한보다 더 큰 영토와 그곳에 매장돼어 있는 다양한 자원, 그리고 남북한에다 중국 동북3성 조선족 등을 합쳐 8천만 명 가까운 내수 시장은 우리 경제가 한 걸음 더 성장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평화가 정착되면 남북 대치 상황에서 쓰였던 군사비를 복지나 다른 경제 분야에 사용할 수 있고, 분단국가란 위험성 때문에 외국에서 국내 주식이 평가절하 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가 해소될 가능성도 높아 통일은 우리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여하튼 '평화의 싹'은 키워야 한다. "대군을 모아 전쟁을 하면 흉년이 들어 경제가 피폐해지며, 병사가 주둔하면 전답을 황폐화시키고 초목만 자란다.(徵兵作戰起凶萌 廢畝荒田養草荊)" 노자의 가르침이다. 한반도 평화정착과 통일! 우리의 시대적 소명임을 다짐케 한다. 칼럼니스트

<저작권자 © 일간투데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